경주시·한국건설기술硏 등 마애불 보존방안 최종보고회

1년여 연구용역 결과물 발표
원 위치, 현재 차이없음 추정
본래 자세는 서쪽 방향일 듯

슬링벨트 활용한 이동案 제시
벨트 많을수록 안정성 높지만
현 지반 기중시설 설치 어려워

입불, 유지案 함께 와불도 제시
남산 불교사찰전시관 설립 등
2028년까지 중장기로드맵案도

경주시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사)한국건축역사학회는 7월 25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경주시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사)한국건축역사학회는 7월 25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조계종 제37대 집행부의 중점 과제인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의 입불(立佛) 등 보존 방안을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자리에서는 열암곡 마애불의 입불부터 현상유지, 절충안인 와불까지 다양한 보존방안이 소개됐다.

경주시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축역사학회는 725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는 마애불상의 입불과 보존방안을 13개월 동안 연구 용역했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축역사학회의 연구 결과물을 공유하고 자문위원들의 의견들을 경청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첫 번째 발제자인 이광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연구 결과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마애불상의 위치와 방향, 거동방안을 발표했다.
첫 번째 발제자인 이광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연구 결과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마애불상의 위치와 방향, 거동방안을 발표했다.

책임 연구자 중 한 명인 이광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은 마애불상위 원 위치와 방향, 거동 방안 등을 소개했다.

이 연구위원은 마애불상의 본래 위치를 조각된 대형 암반과 인접 지역 암반들을 비교한 결과 현 위치에서 큰 이동이 없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조성 당시 참배자가 마애불상의 존엄을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위치에 조각했을 것이라며 전반적인 상황들을 고래했을 때 최적의 참배 위치는 현재 마애불상에서 13.5m가 이격된 곳에 존재한다. 마애불상이 하부 계곡을 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참배자의 위치는 현재 보강 석축 높이보다 낮은 위치에서 참배했을 것이라고 봤다.

마애불상이 바라보는 방향에 대해서는 고부조가 가능한 수직절리는 동-서 방향, -북 방향의 주향을 갖는 암벽으로 추정이 가능하다면서 마애불상의 원 자세는 서쪽을 바라보는 형태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발견 당시 앞으로 누워진 상태로 발견됐다.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발견 당시 앞으로 누워진 상태로 발견됐다.

마애불상의 입불 방안에 대해서는 슬링벨트를 활용한 안이 제시됐다. 이날 이 연구위원은 슬링벨트 1, 2, 4개와 지그를 활용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슬링벨트와 지지하는 설비를 많이 사용할수록 이동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마애불상을 기중할 설비가 더 많이 설치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제기했다.

이 연구위원은 해당 시나리오는 마애불상의 거동에 필요한 슬링벨트와 철골 지그가 설치가 가능하다고 가정했을 때 가능하다면서 여러 간섭 요건을 제거하기 위해선느 인양 전에 불상 주변부 지반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자인 한동수 한국건축역사학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그는 보존 방안으로 입불, 현상유지, 와불을 제시했으며, 보존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한동수 한국건축역사학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그는 보존 방안으로 입불, 현상유지, 와불을 제시했으며, 보존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안했다.

한동수 한국건축역사학회장(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은 마애불상 일원의 보존 방안으로 입불을 비롯해 현상유지, 와불을 제시했다. 한 회장은 현상유지와 절충안인 와불은 확실한 역사적 근거가 없는 수리 및 복원 지양한다는 장점이 있고, 입불은 시대적 특징을 되살리기 위한 방안으로서 가치를 지닌다면서 세 가지 방안에 대해 여러 관계기관과 불교계가 의견을 공유해 어떤 방안이 가장 현 시대의 효율적 방안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 교수는 남산 열암곡 일원 불교사원 터의 중장기적인 복원 로드맵에 대해서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열암곡 일원의 불교 유물과 유적들이 당시의 정치·사회·경제·문화 등 다양한 역사적 가치를 담고 있는 총체적 유산임을 강조하며, 이 같은 가치를 담아내는 복원 정비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한 회장은 기초-기본연구(1~2) 심화연구(3~4) 실행단계의 로드맵을 제시하며 열암곡 일원 사찰 영역 발굴 및 유구 정비와 입불 모의 실험, 활동 콘텐츠 개발 등을 제언했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오는 2028년까지 경주 남산 열암곡 일원에 남산 불교사찰 종합전시관설립을 제안했다.

경주시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사)한국건축역사학회는 7월 25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종합토론 모습.
경주시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사)한국건축역사학회는 7월 25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종합토론 모습.

이날 최종보고회에서는 자문위원들도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제정 스님은 마애불상의 이동 방안은 슬링벨트 4개를 활용하는 시나리오4를 기준으로 해석돼야 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주변의 충분한 공간 확보와 철골 지그 설치가 전제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들이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애불상의 최적 관림 위치가 현재보다 높아졌다고 한다면 불상 지반부의 내진설계를 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대한 추가 연구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경주시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사)한국건축역사학회는 7월 25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경주시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사)한국건축역사학회는 7월 25일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보존관리방안 연구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절충안으로 제시된 와불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이 피력됐다. 이승용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위원장은 와불은 입불과 현상유지의 중간점이지만, 두 의견 어느 것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심도 있는 정비 논의에서는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송인호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위원장(서울시립대 건축학부 명예교수)와불에 대한 방안은 오히려 위치와 맥락의 속성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게 됨으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입불 방안이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입불은 마애불상의 훼손 위험에 대해 대응하고 위치와 맥락에 대해 제한적이나마 진정성의 속성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원상을 회복하고 해석과 설명을 통해 마애불상에 대한 온전한 이해와 감동을 돕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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