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중
변화하는 시스템은 살아남는 묘책
불교서 시스템 전환 사례가 ‘법문’

시대, 문화 맞춰 전달된 불교 사상
시스템 통해 신자 믿음 연결 작용

이젠 가정과 사회서 法을 접하도록
법문의 틀을 점검하고 시스템화해야
가정, 사회 맞는 ‘법 바코드’ 붙이자

세상은 시스템 전쟁 중이다. 지금 민주주의와 공산주의나 전체주의와의 시스템 유지를 위해 쟁탈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맞춰 약 처방과 새로운 행동지침이라는 시스템을 형성하였다. 이처럼 개인과 사회를 위한 시스템은 시대, 장소, 대상과 내용에 맞게 변화한다. 변화하는 시스템은 살아남기 위한 묘책이다. 불교에서도 이렇게 시스템을 전환한 예로 법문이 있다. 

법문은 붓다의 방편적 가르침이다. 방편이란 가장 합법적이고 이치와 방법에 맞는 것이다. 이곳과 저곳, 자신과 타인, 가정과 사회에 모두 유익하고 이익 되는 길은 방편을 통해 열린다.(빠알리 〈율장(Vin)〉Ⅰ, 101쪽) 

붓다의 법은 이미 널리 오픈돼 있다. 다만 이 내용을 가정과 사회에 맞게 선택해 법 전달 능력을 키워 쉽게 와 닿고 이해하기가 쉽고 실천하여 행복을 얻도록 하는 것은 법문하는 자의 몫이다.

미얀마를 예를 들면, 태어나면 요일별로 첫 자음과 동물이름을 갖는다. 일요일은 가루다, 월요일은 호랑이, 화요일은 사자, 수요일은 코끼리, 목요일은 쥐, 금요일은 두더지, 토요일은 용이다. 다만, 수요일은 오후 6시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 오후 6시 이전 수요일은 상아있는 코끼리고, 이후는 상아없는 코끼리로, 여덟 방위에 동물을 배대한다. 그래서 절에 불상과 함께 8방위에 상징동물을 배치해 두는데 절을 방문하면 반드시 자신의 탄생 요일과 여덟 방위에 맞춰 꽃공양이나 여타 공양을 올리게 된다. 

이것은 신자를 체계적으로 믿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또한 일본에서 태어나면 속명을, 살아가면서 법명을, 마지막 임종 후에 장례식에서는 불명 즉, 극락에서 불려줄 이름을 얻게 된다. 일본불교는 이처럼 생애 전체를 세 개의 이름을 갖게 하는 신자와 불교의 연결고리를 찾는 시스템 전통을 갖고 있다. 

이 시대에는 각 단체마다 수많은 최적의 매뉴얼을 지니고 있다. 국가, 사회, 기업이나 종교단체, 심지어 병원, 군대나 맥도널드 등에서 매뉴얼을 엿볼 수 있다. 이 시대에 맞는 법의 방편을 시스템화하고 적합한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가정과 사회를 위한 법문의 틀을 재점검하고 매뉴얼을 최적화해야 한다.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시간과 장소, 대상과 내용과 방법에 최적화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신자에게 배움의 기회를 위해 요청한 법문이 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정과 사회에서 삼보를 알고 삼보에 대해 배울 기회를 우리 세대에서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가르침을 주는 것은 법을 주는 것이며 바른 법은 나쁜 신체적, 언어적 행위와 마음을 좋은 신체적 행위와 언어적 행위와 마음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법문을 전하기 전에 반드시 법문과 설법의 원리를 분명하게 알아두어야 한다. 

우리는 아마존이나 쿠팡의 배달시스템의 장점을 배워야 한다. 바코드를 통해 배분하듯이 불교에서도 법을 잘 배분하여 가정과 사회에 맞는 법 바코드를 붙여야 한다.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어디로 배달할 것인지 명확히 하듯 가르침을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어디로 전할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책이 분류돼 꽂혀 있는 도서관 시스템처럼 가정과 사회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개인과 단체가 바르고 좋고 법다운 마음을 기르고 사용하고 키울 수 있도록 담마(법)를 시스템화해야 한다. 법문도 법문의 주제 배우기, 법문 내용구성하기, 법문의 도표화, 그림화, 법문의 반복적 활용하기로 연결된다. 붓다의 제자로서 법사가 되는 일은 하나의 수행길이다. 수행자로서 법을 전달하고 이해시키고 함께 붓다의 말씀을 실천하는 일은 이 시대의 사명이자 반드시 시스템적으로 진행해야 할 역동적인 불자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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