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등회, 일상회복 알리는 축제
시민·외국 관광객, 환희의 박수 보내
부처님 탄생게, 중생 제도 서원 담겨
고해 벗어날 지혜를 우리에게 설하셔

마음 아름다우면 세상이 부처님 세상
어두운 사람에게는 깜깜한 지옥이다
“고통 벗어나는 게 즐거운 삶” 상기를
부처님오신날 지혜 연등 밝히는 이유

지난 5월 20일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는 연등행렬이 4년 만에 코로나19 규제가 해제돼 장엄하고 아름답게 봉행했다.

올해 연등회는 코로나를 이겨내고 마스크 없는 일상 회복이 이루어짐을 온 세상에 알리는 쾌유와 승리를 선언하는 축제였다. 동대문에서 서울의 중심 종로 조계사 앞까지 대규모 연등행렬을 맞이한 시민들은 기쁨과 환희의 박수를 보냈다.  

더군다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2020년 12월 16일)된 후 처음으로 진행된 행사였기 때문에 우리 국민은 물론 한국을 여행 온 외국인 관광객에게 큰 관심사였다.

만해 한용운은 부처님오신날을 ‘성탄’이란 시를 통해 이렇게 찬양했다. “부처님 나심은 온 누리의 빛이요 뭇 삶의 목숨이라 이곳과 저 땅에 밝고 어둠이 없고 너와 나에 삶과 죽음이 없어라.”

석가모니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뜻은 탄생게에서 “하늘 위 하늘 아래 인간이 가장 존엄하네. 온 세상이 고통 속에 쌓여있구나 내가 마땅히 편안케 하리라”라고 밝혔다.

석가모니의 깨달음은 첫째, 우주의 질서를 지배하고 인간의 행복을 주관하는 주체가 신이 아니라 인간인 것을 밝힌 것이다. 붓다는 ‘깨달은 분’이란 뜻이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은 신의 노예로 살아가는 어리석은 중생을 깨달음의 길로 이끌어주기 위함이다. 

둘째, 인간이 사는 이 세상이 고통이란 한계상황 속에 포위된 고해(苦海)임을 밝혀서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중생에게 설해준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괴로움을 없애는 성스러운 진리인 사성제의 교리이다.

인간만이 만물의 영장으로 스스로 생각하고 사물을 인식하는 능력이 있어서 세상의 주인으로서 위대한 것이다. 사람이 하늘이고 부처인 것이다, 

〈화엄경〉에서 “마음과 부처와 중생이 아무런 차별이 없다”고 한 이 말씀을 선가에서는 깨달음의 핵심으로 삼는다. 똑같은 현상(세계)이라도 각자의 마음에 따라 세상이 다르게 보이고 느껴진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은 온 세상이 부처님의 세상이고, 마음이 어두운 사람에게는 깜깜한 지옥이다. 내 마음이 부처이고, 내가 아는 세계가 나의 세상이다. 마음의 평화가 곧 부처님 세상이다. 

욕심을 줄이면 고통도 줄어들고, 고통스런 생각에서 벗어나 그 생각에 집착하지 않으면 고통은 사라진다. 고통에서 벗어나면 즐거운 삶이다. 이것이 부처님이 설하신 지혜의 가르침이다. 부처님오신날에 지혜의 연등을 밝히는 뜻이 여기에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웃과 함께 서로 관계를 맺으며 그물망처럼 살아가는 공업 공동체이다. 따라서 시대의 아픔과 사회적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살아간다. 독자적으로 홀로 살아 갈 수 없다,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것은 부처님의 지상명령인 전법 교화를 통해서 가능하다. 전법도생(傳法度生)이다. 자비의 등불을 밝혀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세상이 무상하게 변화하니 부지런히 변화에 대처하여 열심히 살아가라고 설하였다. 우리는 전미개오(轉迷開悟)해 스스로 어리석은 생각을 바꾸어서 변화해야 하고, 불교종단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혁신하여 세상을 향도해 나가야 한다. 

부처님은 영원한 스승이고, 중생이 살아가는 나침판이고 모델이다. 부처님오신 날을 맞아 여래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자. 부처님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와 계시는가? 중생이 부처이다. 내 부모형제가 나의 보살이고 부처이다. 모두가 상불경보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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