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행선연구원 <주인공 그냥 갈 순 없잖아> 발간

대행 선사 열반 10주기 맞아 열린
국제학술대회 논문들 보완해 엮어
티베트, 대만 등 비구니 현황 살펴
남방 비구니 계맥 부흥 노력 ‘눈길’
진우 스님 “비구니 전법 활성화를”

지난해 6월 17~18일 한마음선원 안양본원에서 열린 대행선연구원 주최 대행 선사 열반 10주기 국제학술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불교신문 자료 사진〉
지난해 6월 17~18일 한마음선원 안양본원에서 열린 대행선연구원 주최 대행 선사 열반 10주기 국제학술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불교신문 자료 사진〉

한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티베트, 스리랑카, 태국 등 세계 각국의 비구니 승가 현황과 면면을 학술적으로 조명한 연구서가 발간돼 눈길을 끈다. 

(재)한마음선원(이사장 혜수) 산하 대행선연구원(원장 혜선)은 “〈주인공, 그냥 갈 순 없잖아! -세계의 비구니승가〉(이하 세계의 비구니 승가)를 간행·배포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대행선연구원이 지난해 묘공당 대행 선사 원적 10주기를 기리며 세계의 석학과 수행자들을 초청해 6월 17~18일 ‘세계의 비구니승가: 현재와 미래(Buddhist Nuns Sangha around the World: Present and Future)’를 주제로 개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논의된 내용을 1년 동안 보완하고 재편집하여 이번에 단행본으로 엮어낸 것이다. 당시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태국, 미국, 티베트 등 세계 각국의 비구니 승가의 현황과 활동상을 살펴보는 연구논문들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비구니공동체 활동 현황 조명”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추천사에서 “비구니스님들이 어떻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승해 나가고 어떠한 전법교화의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각국의 전문가와 수행자가 직접 이야기하고 있으며, 또한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위해 불교와 대중들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면서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비구니스님들의 전법교화와 수행이 더 활발해지기를 기원했다.

(재)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은 간행사에서 “지난 학술대회를 통해 얻은 성과는 무엇보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세계 각 지역의 비구니승가공동체가 어떤 수행과 포교를 하고 있으며 어떤 현실적 어려움을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가를 돌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면서, “발표 논문을 일반인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형태의 글로 재편집하여 이번에 〈주인공, 그냥 갈 순 없잖아! - 세계의 비구니승가〉를 간행하였다”고 밝혔다. 

책 제목은 “부처님 법에 의해서 한마음이고 한도량이고 한법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사람으로 태어나서 그냥 갈 수는 없다”고 한 대행 선사의 어록 중 일부이다. 이에 대행선연구원장 혜선 스님은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저잣거리에 살든 고요한 자연 속에 살든 자신이 선택한 삶”이라면서도, “인간으로 태어나서 어차피 한번 살아가야 하는 인생길이라면, 보다 올바르고 참인간다운 길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세세생생 대자유인의 삶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인공,  그냥 갈 수 없잖아!- 세계의 비구니 승가/ 대행선연구원 펴냄/ 도서출판 동숭동/비매품 
주인공,  그냥 갈 수 없잖아!- 세계의 비구니 승가/ 대행선연구원 펴냄/ 도서출판 동숭동/비매품 

비구니 승가 진전과 한계 확인 의미
승단의 일원인 비구니의 역할은 현대사회에서 더욱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상응하여 비구니스님들의 지위와 활동에는 여전히 여러 제약이 존재한다. 간행위원회가 밝힌 대로, 이 책에 실린 13편의 연구논문에서도 세계의 비구니승가가 이뤄낸 의미 있는 진전과 더불어, 이들이 직면한 제도적·사회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한국, 대만, 일본 등 대승불교 국가의 비구니승가는 수행자이자 포교자로서 그 지위를 인정받으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대만의 비구니승가는 중국 역사상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사회공헌을 이뤘다. 

하지만 미얀마, 태국, 베트남, 티베트 등의 국가는 비구니계맥이 끊어진 채로 불교가 전래됐고, 현재 현재는 비구니계맥 복원 운동이 진행 중이다. 인도히말라야·티베트불교 전통의 비구니승가 또한 달라이라마 성하의 독려 속에 비구니계맥 복원과 관련하여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비구니, 여성승려, 여성성직자, 여성출가자, 수계 여성 등의 표현들이 혼합돼 있다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이는 각국의 비구니승가(승단)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번역한 것으로, 수계 여부나 신분 혹은 종교적 지위에 따라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각국의 사례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용어들을 통해서도 세계 비구니승가의 위상이나 당면 과제들을 공감할 수 있다.

세계 각국 비구니 승가 발전 방향은 
〈세계의 비구니 승가〉는 한국, 동아시아, 남방, 서구 비구니승가의 4부로 구성됐다. 1부 ‘한국 비구니승가’는 우리나라 비구니승가의 역사와 현황, 당면한 문제점과 발전방안을 제시하는 세 편의 글을 실었다. 생활참선 수행도량인 한마음선원의 포교 활동과 미래 포교 방향, 전국비구니회에서 비구니스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출한 한국 비구니승가의 현황과 개선 방안, 그리고 한국불교사에서 비구니승가의 변천과정과 현재 비구니스님들의 활동 양태를 분석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글이다. 

2부 ‘동아시아 비구니승가’는 대만, 일본, 베트남의 비구니승단을 국가별로 소개한 네 편의 글을 실었다. 세계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대만의 비구니승단, 성직자의 결혼이라는 특징을 지닌 일본불교에서 여성성직자의 활동과 인식, 그리고 최근 불교가 부흥하는 베트남의 현실적 고민과 기대 등을 알아볼 수 있다. 

3부 ‘남방 비구니승가’는 인도 히말라야·티베트와 스리랑카, 태국과 미얀마의 비구니승가를 소개한 네 편의 글을 실었다. 정치적·사회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각국의 비구니승가의 계맥 복원 노력과 그들의 활동 상황, 그리고 미래를 대비하여 어떠한 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알 수 있다. 

4부 ‘서구 비구니승가’는 서양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 출가자들이 티베트와 한국에서 불교를 배워 현지에 어떻게 활용하고 포교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생생하게 보여주는 두 편의 글을 실었다. 인도 히말라야·티베트불교 전통을 지키는 미국 쉬라바스티 애비, 한국 선불교 전통을 기반으로 한 선련사에서 출발해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북미 불교 교단인 자혜불교회는 출가와 재가, 남녀의 구별을 떠나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 책에 실린 글 중 일부는 대행선연구원에서 발행한 〈한마음연구〉 제9집과 제10집에 논문 형태로 게재됐다. 대행선연구원 홈페이지(학술자료실-논문검색)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주인공, 그냥 갈 수 없잖아!- 세계의 비구니 승가〉는 비매품으로 1000부를 인쇄해 전국비구니회에 500부가 기증된다. 500부는 6월 17일 열리는 대행선연구원 제7회 학술대회에서 배포될 예정이다. (031)470-3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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