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 최일선 활동 등
일상 곳곳 깨달음 풀어내

원상 스님은... 1986년 속리산 법주사에서 덕산당 각현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그해 가을 법주사에서 혜정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으며, 1989년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93년부터 2019년까지 마곡사, 해인사, 통도사, 송광사, 봉암사, 법주사, 대승사 등서 33안거를 성만했다. 천안 은석사 주지를 비롯해 대구 정법사 주지, 북한산 부황사 주지, 단양 미륵대흥사 주지, 금성선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8월 의료법인 연꽃마을 이사로 추대됐으며, 2019년 1월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대표이사, 2019년 2월 경기도 노인복지시설연합회 이사 및 부회장으로 추대돼 활동하고 있다.

누군가는 말했다. 출가는 용기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먹물옷 한 벌, 걸망 하나를 짊어지고 행각하다가 어느 이름 모를 곳에서 죽을 각오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절집의 대중 생활도, 수행자의 삶도 결국 넓게 보면 사람이 살아가는 인생사의 한 자락이다. 

사회복지법인 연꽃마을 대표이사로서 노인복지 최일선에서 활동 중인 원상 스님<사진>이 발간한 수상집(隨想集) 〈해제를 꿈꾸며〉는 스님이 출가해 수행하고, 공부하고, 복지사업을 하면서 체득한 깨달음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그 안에는 평소 원상 스님이 깨닫고 실천해왔던 지론과 삶의 철학들의 면면이 담겨있으며, 예리한 직관과 역설, 문사(文士)가 갖는 가슴 따뜻한 정서를 함께 보여준다. 

실제, 원상 스님은 노인복지 활동을 ‘효도 대행자’라는 보살행으로 풀이한다.

“원꽃마을의 사명은 입적하신 창업자 덕산당 대종사께서 직접 쓰신 글입니다. 연꽃마을의 정체성을 바로 보여주는 글이지요. 그중에 효도 대행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노인복지의 선봉에 서 있는 연꽃이요, 보살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해제를 꿈꾸며/ 원상 스님 지음 / 시간여행/ 1만5000원
해제를 꿈꾸며/ 원상 스님 지음 / 시간여행/ 1만5000원

또한, 스님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을 통해 단호함의 필요성과 독자에게 공감 가는 이야기로 감동을 준다. 특히, 상가(Sangha, 승가)를 설명하면서 직접 대중살이를 하며 깨달은 부딪치지 않는 비결은 인간관계와 처세에 고민이 많은 속인들도 주의 깊게 읽어둘 만하다. 

원상 스님이 밝힌 비결은 두 가지다. 하나는 말을 많이 하지 않을 것, 그리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다. 스님은 구시화문(口是禍門), 모든 재앙은 입에서 비롯되니 말을 삼갈 것을 강조하며, 말만 잘 들어줘도 떡이 생기니 경청할 것을 이야기한다. “필요한 말만 하고 경청할 것”, 이것은 원상 스님이 독자들에게 던지는 처세술의 화두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보살행을 하는 스님이기에 국가와 사회의 역할에 대한 지론도 명징하다. 스님은 현대사회에서 폭력은 개인의 폭력과 조직의 폭력, 거대한 사회의 폭력이 있고, 이를 견제·제지하기 위해 국가가 있음을 분명히 한다. 그러면서 “국가는 권력에 순기능하는 집단이어야 한다. 권력을 남용하면 모두에게 혼선을 주고 많은 피해자들을 만든다”고 지적하며 이 같이 강조한다.  

“한 개인을 훼손한다면 국가가 사회를 훼손하는 것이요, 국가나 사회가 훼손당한다면 당연히 귀결적으로 하나의 개인도 훼손당합니다. 우리는 하나의 연대 속에서 완성하고 있습니다. 국가는 개인에게 최선을 다하고 개인은 공동체에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원상 스님은 진정한 해체를 “수행자가 각고의 시간과 열정으로 벼락 치는 깨달음이 있고 난 뒤에 갖는 인욕의 선물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결제를 했으니 석달 열흘이 지나면 해제는 올 것이지만, 자신의 땀으로 공을 들여 맞이한 해제는 설렘과 보람이 섞여 있음을 스님은 강조한다. 수행자나 속인이나 지금을 인고하며 성실하게 정진하고 살아내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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