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인도 불교학자 라훌 입수
비하르 주정부, 2019년 번역 계획
“인도 국민 모두 볼 수 있다는 뜻”
불경, 논장 등 5권으로 구성 예정

번역작업의 원본이 되는 티베트의 필사본들을 보는 비하르 주지사(좌). 사진출처=부디스트 도어 글로벌
번역작업의 원본이 되는 티베트의 필사본들을 보는 비하르 주지사(좌). 사진출처=부디스트 도어 글로벌

근대 인도불교와 언어학자로 유명한 라훌 산크리티야얀(1893~1963)이 티베트에서 인도로 가져온 티베트의 고대 불교 필사본이 힌디어로 번역됐다. 5월 19일 해외 불교전문 매체인 ‘부디스트 도어 글로벌’과 인도의 ‘힌두스탄 타임즈’등은 현대 인도에서 되살아나는 고대 인도불경의 유산들에 대해 보도했다.

티베트어 필사본들은 1930년대 인도의 독립운동가이자 불교학자인 라훌 산크리티야얀이 4차례의 티베트 방문을 통해 입수한 것이다. 라훌은 당시 스리랑카에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은 스님이었고 이 덕에 티베트 사원들과 스님들의 협조를 얻어 노새 11마리 분량의 필사본과 불화, 불상들을 수집하여 인도로 귀국했다. 현재 이 유물들은 인도 파트나 박물관에 ‘라훌 컬렉션’으로 보존되고 있다.

라훌 컬렉션을 현대 인도의 공용어인 힌디어로 번역하려는 계획은 2019년 시작됐다. 비하르 주정부는 바라나시에 소재한 중앙 고등 티베트 연구소(CIHTS)와 협력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불교의 핵심교리와 철학을 접하는 것을 목표로 번역 사업에 착수했다. 비하르 주정부는 힌디어 번역본 인쇄를 위해 1940만 루피(한화 약 3억 원)의 예산을 할당했다.

CIHTS의 한 연구원은 “이 필사본들의 원본은 고대 인도불교의 거점이었던 날란다 대학과 비크라마실라 대학에서 저술되고, 소장되었던 산스크리트어 원고들”이라며 “그 원고들이 7~11세기 사이에 티베트로 전해졌고 인도의 학자들과 티베트인 역경가들의 지도와 감독 하에 필사본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훌 컬렉션의 필사본들에는 불교철학, 명상수행과 같은 불교적인 내용을 비롯해 의학, 법률, 수사학, 점성술과 같은 광범위한 주제의 책들이 포함돼 있다. CIHTS의 부총장인 게쎼 아왕쌈땐 스님은 “산스크리트어에서 티베트어로 번역된 책들을 다시 힌디어로 번역하는 것은 비하르주 뿐만 아니라 인도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뜻”이라며 “고대 인도 불교의 보고인 날란다와 비크라마실라의 지적전통을 보존하고 홍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번역 사업의 의의를 전했다.

현재 번역이 완료돼 출판준비가 된 문헌들은 먼저 5권의 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내용으로는  <업분별경> , <반야심경>과 같은 불경과 <중관장엄론> 등의 논장 등이 포함됐다. 또한 10세기경 인도에서 가장 유명했던 논사로 만년에 티베트에서 불교를 중흥시킨 아띠쌰 디빵까라의 (980~1053)가 문집 및 기타 희귀 사본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CIHTS 측이 밝혔다.
CIHTS 측 관계자는 원래 연구소 국제 베삭데이인 지난 5월 5일에 5권의 책을 출판하기로 주정부와 합의돼 있었으나 몇몇 이유로 지연됐다고 전했다. 번역사업을 후원하는 비하르 박물관과 비하르 주정부 문화예술부 측은 “지연이유를 시급히 조사한 후 빠른 시일 내에 책을 출간할 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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