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입고 150년 전 끝내 폐사 
소실 위기 불상들, 주민이 지켜 
5년전부터 사찰 복구 여론 커져
고야산 진언종에 정식으로 등록

150년만에 재창건된 소후쿠지와 부흥을 이끈 주민들. 사진출처=츄니치 신문
150년만에 재창건된 소후쿠지와 부흥을 이끈 주민들. 사진출처=츄니치 신문

350년 전 수해로 폐허가 되고, 150년 전에 결국 폐사된 사찰이 지역 주민들의 총의로 재창건됐다. 5월 1일, 일본의 ‘츄니치 신문’, ‘요미우리 신문’등의 현지언론들은 새롭게 부흥한 사찰 ‘소후쿠지(綜福寺)’의 소식을 특별 보도했다.

일본 미에현(三重縣) 나바리시(名張市)에 소재한 소후쿠지. 지역의 전승과 현지 사료들에 따르면 이 사찰은 진언종으로 350년 전 큰 수해를 입은 것으로 전한다. 현지 언론들은 “당시 기록에 따르면 이 마을에는 소후쿠지(푪福寺), 또는 소후쿠지(宗福寺)라는 이름 사찰이 있었고, 350년 전 상류의 대형 저수지가 폭우에 무너지면서 마을과 함께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한다”고 보도했다. 지역주민들 역시 “수해 후의 자세한 상황은 모르지만 임시로 불상과 불구만을 수습해 모셨다고 들었다. 그러나 150년 전 끝내 폐사됐다”고 증언했다.

사찰이 폐사됐음에도 지역주민들은 절의 본존불을 비롯해 6구의 불상과 불구들을 마을회관 한쪽에 공간을 마련해 봉안해 지켜왔다. 심지어 주민들은 마을회관을 ‘동네 절’이라고 부르며 소중히 여겨왔고, 정기적으로 인근 사찰의 스님을 모셔와 법요도 운영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5년 정도 전부터 주민들 가운데 ‘사찰을 부흥하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 회의와 모임 끝에 지역주민 49가구의 총의가 모여 소후쿠지 부흥운동이 본격화됐다. 

사찰 공간은 기존의 마을회관을 좀 더 여법하게 리모델링하여 마련하고, 인접 사찰의 주지스님에게 사찰의 주지를 겸직해 줄 것을 부탁했다. 동시에 지역에 널리 정식사찰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종교법인 취득 절차를 진행했다. 

절의 이름은 옛 기록에 나오는 ‘푪’과 ‘宗’에서 한 자씩 따와 ‘綜’으로 통일했다. 

지난해 여름 소후쿠지는 인근도시에서 30년 이상 휴면상태였던 사찰의 법인격을 인수하는 형태로 종교법인 인가를 취득하고, 주지를 겸직하기로 한 스님의 노력으로 고야산 진언종의 정식등록도 마쳤다. 봉안될 불상들도 마을회관에 모셔오던 불상을 수리하고, 법인격을 인수한 사찰에서 불상 1구를 이운해와 봉안하면서 사찰의 모습을 완전히 갖췄다. 

지난 23일 소후쿠지 부흥불사 회향식에서 부흥불사 실행위원장을 맡아온 우치야마 카츠노리는 “소후쿠지의 부흥은 지역의 오랜 숙원이었고, 마을주민 모두의 총의”라며 불사를 이룬 의의를 설명했다. 또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지금 이렇게 주민들의 힘으로 사찰을 일으킨 것은 정말로 드문 일이라고 생각한다. 언제까지나 지켜가고 싶다”며 앞으로의 의지를 말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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