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레니케 사원 유적에서 발견된 불상.  사진출처=이집트 박물관
베레니케 사원 유적에서 발견된 불상. 사진출처=이집트 박물관

베레니케 사원 유적지서
71cm석조불연꽃조각도
고대 인도와의 교역 증거
이집트 현지 조성 가능도

이집트 홍해 해안가의 고대도시 베레니케의 사원 유적지에서 석조 여래입상이 발견돼 화제다.

지난 427일 이집트 국가유물최고위원회는 초기 로마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불상이 발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놀라운 소식을 스카이 뉴스아라비아’, ‘ABC 뉴스등의 외신들이 특별 보도했다.

미국-폴란드 공동 고고학 발굴단은 고대 이집트의 항구도시였던 베레니케의 이시스 사원 유적에서 초기 로마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불상을 발굴했다. 이집트 관광유물부에 따르면, 공동 고고학 발굴단은 1994년부터 발굴조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 박물관 측은 불상이 발견된 이시스 사원은 고대 이집트의 여신인 이시스에게 봉헌된 사원으로 당시 이시스 여신 외에도 베레니케를 오가는 많은 외국인들의 신들을 위한 공간도 공유하던 복합적인 신앙의 거점이라며 불상이 이시스 사원에서 발굴된 경위를 추정했다.

고야즈다 단장은 불상은 인도에서 온 개인이나 부유한 상인들에 의해 사원에 봉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발굴된 불상은 입상의 형태로 높이는 71cm 가량의 석조불이다. 몸의 우측이 일부 결손돼 있으나 왼손에는 가사자락을 쥐고 있는 형태이며, 아래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모습이 조각돼 있다. 불상의 머리 주변에는 그의 태양 광선이 뻗는 형태의 두광이 있으며 나발은 곱슬머리의 형태로 조성됐다.

마리우스 고야즈다 폴란드 측 발굴단장은 발견된 불상은 석질분석을 통해 이스탄불 남부에서 채석된 돌로 보인다. 불상의 형태에서 베레니케 도시 현지, 혹은 알렉산드리아에서 조각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스티븐 시드보텀 미국 측 발굴단장은 이시스 사원 발굴 도중 산스크리트어로 된 비문도 별도로 발견됐다.

내용에 따르면 3세기 중반의 로마황제 필리푸스 아라부스의 치세라고 쓰여 있으나 비문과 불상의 조성연도는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불상의 연도가 훨씬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사원에서 그리스어로 된 비문들도 발견됐으며 가장 오래된 것은 서기 1세기까지 올라간다면서 또한 2세기 인도의 사타바하나 왕조의 동전 2개도 발견됐다며 불상의 정확한 조성연도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모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국가유물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현재 베레니케에서 발굴 작업 중인 미국-폴란드 공동발굴단의 발굴에서 로마시대 동안 이집트와 인도 간 무역관계가 있었다는 중요한 자료들이 많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는 고대 사서에서 인도인들이 베레니케에서 향신료와 상아, 보석과 같은 교역품을 거래했다는 기록들이 남아있다면서 이번 불상의 발굴은 그 기록들에 대한 가장 뚜렷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자말 알사마타위 중부 이집트 유물 국장 역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불상과 산스크리트어 비문 그리고 인도 동전의 발견은 당시 이집트에 왔던 인도인들이 고대 이집트 문화에 영향을 받았음을 시사할 뿐만 아니라 증명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