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슛샤카지, 불상 3점 공개
홍법대사 탄생 1250주년 기념

주지스님도 친견한 적 없던 불상들이 최초로 대중들에게 공개 됐다. 사진출처=시코쿠 신문
주지스님도 친견한 적 없던 불상들이 최초로 대중들에게 공개 됐다. 사진출처=시코쿠 신문

홍법대사 쿠카이의 탄생 1250주년을 기념해 가가와현 젠츠지시에 있는 슛샤카지(出釋迦寺)에서 지금껏 단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불상들의 대중공개가 결정됐다. 주지스님조차 첫 친견이라는 불상들의 이야기를 ‘산요방송’, ‘시코쿠 신문’ 등의 현지 언론들이 특별 보도했다.

홍법대사 쿠카이가 불도에 입문할 것을 결정하고 자신의 서원을 세웠다고 알려진 가하이시야마(我뭶師山). 해발 481m의 낮은 산으로 그 기슭에 시코쿠 88개소 순례길 중 73번 사찰인 슛샤카지가 있다. 사찰의 연기설화에 따르면 홍법대사가 어릴 적 불도에 뜻을 두고 산 정상의 바위에서 서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몸을 던졌고, 천녀와 석가모니 부처님이 나타나 구해주며 수기를 내린 성지다.

이번에 공개되는 불상들은 홍법대사가 몸을 던졌다고 하는 산 정상에 있는 암자에 봉안돼 있던 불상들이다. 본존인 석가여래상, 부동명왕상, 홍법대사상 등 3구가 산 정상에서 기슭의 슛샤카지로 이운돼 공개됐다. 특히 본존불인 석가여래상은 주지스님조차 단 한 번도 친견한 적이 없는 비불(佛)이다. 슛샤카지의 주지 오카다 유키에 스님은 “오랫동안 암자 본당의 감실 안에 봉안돼있었다. 나는 물론이고, 선대에서도 감실을 열었다는 기록이 없다”고 전했다.

가장 주목을 끄는 본존 석가여래상은 높이 약 70cm의 목조에 개금이 돼 있으며 통견의를 입고 있는 좌상이다. 감실의 형태 산내 암자의 중창 시기에서 대략 에도시대 초기인 17세기의 작품으로 추정하는 입장도 있으나, 후대에 개금됐을 가능성과 함께 공개된 부동명왕상이 9세기경의 작품인 것에서 동시대의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껏 한 번도 학술적인 조사가 이루어 진적 없기에 상세한 내력은 아직까지 불명이다.

홍법대사상의 경우 불상의 좌대에 남은 묵서에서 사찰이 산 정상에서 기슭으로 옮겨져 새롭게 중건된 것에 맞춰 조성됐다는 기록이 있어 16세기 후반의 작품이 명확해 사찰의 역사를 밝히는 자료로써도 중요하다. 보통 중장년의 모습으로 조성되는 홍법대사상들과는 달리 젊은 모습의 홍법대사상 역시 본존불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슛샤카지 측은 5월 말까지 불상들을 공개하고, 이후 가을에 한 차례 더 공개한 후에 다음 공개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공개소식이 전해지면서 순례자들은 물론 현지주민들 역시 불상을 친견하기 위해 몰리고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공개는 사찰의 창건주이자 88개소 순례길의 시조인 홍법대사의 탄생 1250주년을 기념하는 것으로 오카다 스님은 “이번 공개로 인해 많은 분들이 불교문화와 사찰에 대한 흥미를 가지시길 바란다”며 공개의 의의를 전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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