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문화재청 ‘열암곡 마애불 보존’ 학술대회서

3D 수치모델 통해 입불 방안 모색
56:44로 상부하중이 하부보다 높아
인양벨트 기립 시 2개 이상 안정적
마애불 본래 위치, 현 ‘직상부’ 추정
불상 바라보는 방향, ‘서북서’ 예상

조계종의 역점 추진 사업인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 모시기 위한 시나리오 가안이 나왔다.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문화재청(청장 최응천)414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의 가치와 보존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열암곡 마애불의 역사적 가치를 비롯해 입불(立佛), 보존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연구논문들이 발표됐다. 특히, 마애불 입불의 최대 관건이었던 기립방안에 대한 시나리오가 제시됐으며, 입불 위치 및 불상이 바라보는 방향에 대한 모색도 이뤄졌다.

박상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경주 열암곡 마애불상의 디지털 복원 및 거동방안에 관한 기초연구에서 마애불상 일원에 대한 3차원 모델링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기립을 위한 시나리오 가안을 제시했다.

박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의 체적은 31.027이며, 질량은 약 80t으로 나타났다. 하중은 비율은 56:44로 상부하중 비율이 하부하중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수석연구원은 마애불상 거동시 상부하중이 하부하중보다 큰 것으로 판단돼 불상의 상부 쪽을 우선적으로 거동시켜야 불상이 안전하게 거동 가능하다고 봤다.

마애불을 거동하는 방안으로는 인양벨트를 활용하는 방안을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3차원 수치모델로 확인한 결과 1개보다는 2개 이상의 인양벨트를 활용했을 때 안정성이 높고, 이동식 크레인인 지그와 인양벨트를 함께 가동했을 때도 높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 수석연구원은 마애불을 들어 올릴 때 인양벨트의 강성은 충분해 이동과정에서 끊어지거나 추가적 이동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가정했고, 지그 역시 강성이 충분함을 전제로 했다면서 지반의 경우 불상을 들어올리거나 지그 활용 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이동을 담당하는 레일이 필요한 부분도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광우 한국건설기술연기원 연구위원은 경주 열암곡 마애불상 주변정비 이력 및 현황을 통해 마애불의 본래 위치와 불상이 바라보는 방향을 추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훼손된 문화유산의 복원은 최초 조성 당시 있던 위치에 동일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면서도 열암곡 마애불상은 주변 여건이 열악하고 원위치가 아직 밝혀지지 않는 상태여서 원위치 복원은 사실상 불가하다고 전제했다.

그럼에도 마애불상의 원래 위치에 대해서는 현재 부조된 불상이 큰 훼손이 없는 점과 주변 노두가 발달돼 있는 절리의 상태를 고려하면 현 위치에서 바로 세운 위치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열암곡 마애불이 전도된 위치의 직상부를 추정 본래 위치로 봤다.

이에 대해 그는 열암곡 마애불상 직상부 20~30m로 주능선이 발달하고 있으며, 전도된 마애불상의 장축의 방향이 전도 방향과 평행해 전도시 여러 차례 굴러내림(회전)이 발생하기 어렵다면서 전도 과정에서 다수의 회전이 있었다면 마애불상의 손상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추정 이유를 설명했다.

마애불의 자세와 바라보는 방향에 대해서는 불상과 주변 암석 노두에서 채취한 시료를 통한 대자율이방성 분석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열암곡 마애불상 방향이 282° 방향, 즉 서북서 방향이었음이 확인됐다.

또한 현장지질지표조사를 통해서는 280~297°의 방향성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조사 결과 마애불상의 고부조가 가능한 암벽은 동서 방향의 주향과 남북 방향의 주향을 갖는 암석으로 추정이 가능하다면서 하지만 현재의 전도 형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도시 약 90°의 수평회전운동이 수반돼야 해 남북 방향의 주향을 갖는 암벽에 서쪽을 바라보는 방향성을 보였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의 경주 남산 불상군의 가치와 보존관리와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의 열암곡 마애불상의 유산적 가치와 보존관리기조 강연을 비롯해 이희진 울산박물관 연구관 마애불상 조성과 정치·사회적 맥락 해석하정민 서강대 전임연구원의 열암곡 마애불상의 한국 불교조각사적 의의김영재 한국전통문화대 교수의 장소적 의미에서 마애불상 가치해석과 합리적 보존원칙 방향성등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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