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30일, 제3회 불교연극제
부처님 생애·문학 작품서 각색도
팃낙한 스님 소설 연극화해 인기
“불교 미학·정신 담겨” 호평 이어

네팔에서 개최된 불교연극제의 모습. 사진출처=더 카트만두 포스트
네팔에서 개최된 불교연극제의 모습. 사진출처=더 카트만두 포스트

부처님이 태어난 나라인 네팔에서 불교를 주제로 하는 연극제가 개최됐다. 이번으로 벌써 3회차를 맞는 네팔 불교 연극제를 통해 네팔 연극인들 사이에서 불교의 스토리텔링이 인기를 끌고 있다. 4월 8일, 네팔의 ‘더 카트만두 포스트’는 불교 연극제의 내막을 상세히 보도했다.

지난 3월 27일부터 30일까지,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다발리 극장에서는 연극감독이자 배우인 푸스카르 구룽 감독의 지도아래 제3회 ‘불교 연극제’가 개최됐다. 불교설화를 각색하거나, 불교적인 모티프를 주제로 한 극들이 상연됐고 불교희극에 대한 학술 세미나도 함께 진행됐다.

이번 연극제에서 상연된 연극들은 주로 부처님의 생애 속에 등장하는 설화들에서 가져오거나, 불교를 주제로 한 다른 문학 작품들을 연극으로 각색한 작품들이다. 특히 올해는 유녀 암바팔리의 설화나, 틱낫한 스님의 단편 소설인 〈옛길, 흰 구름〉 등이 연극화 됐다.

연극제를 이끈 구룽 감독은 “불교 연극제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현재 진행 중인 과정이다. 연극인들은 각자 그들이 가진 불교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제 공연에 결합하는 실험을 대중들에게 보이는 것”이라며 연극제에 더욱 다양한 주제와 해석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했다.

연극제에서 ‘마야부인의 꿈’이라는 제목의 연극을 상연하고 직접 연기한 극작가 아비 수베디는 “부처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 이야기 속에 네팔의 근현대사를 담아내고자 시도했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이나 이야기와 은 미장센은 불교지만 실제 관람객들의 눈에는 연극에 등장하는 마오주의 게릴라, 테러, 가난 등의 우리가 겪어온 이야기들이 먼저 다가올 것”이라고 전했다. 아비는 “연극과 공연을 예로 들어 우리 삶속에 불교의 정신을 보이고 싶었다. 반드시 불교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보일 필요는 없다. 불교의 미학과 정신이 담겨 있다면 그 자체로 훌륭한 불교 희곡이라고 생각한다”며 불교 연극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연극제 마지막 날 진행된 학술 세미나에선 현재 공연되고 있는 불교 희곡에 있어서 부처님의 생애라는 테마의 한계와 다양성을 보여주는 논문들이 발표됐다. 주로 불교의 중요한 가르침인 자비와 평화가 중심적으로 다뤄졌고, 환경이나 정치와 같은 주제도 함께 발표돼 주목을 끌었다. 특히 저명한 티베트학 학자인 푼야 파라줄리 박사는 현재 티베트 전통희곡에서 티베트로 시집간 네팔의 공주 브리쿠티가 어떻게 등장하는지를 설명하며, 연극을 통해 불교적인 내용과 정치적인 내용이 함께 주제로 다뤄 질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더 카트만두 포스트는 아비 수베디의 말을 인용하며 “네팔 연극인들의 불교에 대한 애정은 불교의 미학과 실용주의적이고 중도적인 가르침에서 비롯한다. 특히 불교문헌들의 다양한 비유화 설화는 연극인들에게 영감의 보고와 같다”고 설명했다. 연극제를 이끈 구룽감독은 “장래 이 연극제를 법인화하여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진행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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