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 때문에 재난 생겼다”며
용의자, 정신착란 증세 보여

도난당했던 빈두로 존자상이 모셔져있던 불단. 사진출처=제로 테레 뉴스 화면 캡쳐.
도난당했던 빈두로 존자상이 모셔져있던 불단. 사진출처=제로 테레 뉴스 화면 캡쳐.

황당한 이유로 일본에서 도난당한 불상이 다행히 하루 만에 원래의 사찰로 돌아왔다. 지난 4월 6일, 일본의 ‘제로 테레 뉴스’ 등의 현지 언론들은 나가노(長野)시의 젠코지(善光寺)에서 도난당한 ‘빈두로존자상(賓頭盧尊者像)’의 환수 경위에 대해 특별 보도했다.

지난 5일 오전, 미타성지로 유명한 일본의 고찰 젠코지의 본당에 봉안되어 있던 빈두로존자상이 도난당했다. 도난 직후 사찰의 발 빠른 신고로 익일 오전, 시내에서 용의자인 모리모토 신타로를 체포하고 불상을 환수했다. 불상은 사찰측의 요청으로 간단한 조사를 마치고 6일 낮 무렵 사찰에 다시 반환됐다.

젠코지 측은 “용의자는 5일 오전 6시 아침예불 무렵 본당을 참배했다. 당시 본당을 지키는 종무원에게 ‘이 불상이 있기에 재난이 일어난다’라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후 오전 8시경 참배자가 드문 시간에 용의자는 빈두로존자상을 안고 나왔다. 빈두로존자상은 종파를 따지지 않고 일본의 사찰에 흔히 모셔지는 나한상으로, 직접 불상을 만져 기원하는 풍습이 있어 불특정한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하기에 도난에 취약했다.

나가노 경찰 측은 “모리모토 용의자는 혐의를 인정했으며 왜 훔쳤는가에 대한 질문에 ‘불상에 원한이 있다. 그 불상이 있으면 지진이나 재난이 일어난다. 땅에 파묻으려 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은 용의자의 모친은 “1년 전 퇴사하고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불교나 종교적인 부분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진술했다. 범행동기에 대해선 “어째서 불상을 훔쳤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일주일 전에 나가노에 간다고서는 집을 나간 게 아들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전해했다. 실제 용의자는 젠코지를 방문한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밝혀졌다.

젠코지 측은 “빈두로존자상은 예로부터 만져서 기원하는 부분의 병고가 사라진다고 알려진 불상이다. 그런 불상 때문에 재앙이 일어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 불상은 300년 이상 이 자리에서 사람들을 돌보아온 불상”이라며 용의자의 진술과 태도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현재 사찰 측은 당분간 빈두로존자상을 본당의 원래 자리에 봉안하지 않고, 경비체제를 검토 후 재봉안 할 방침이다. 경찰은 용의자에 대한 상세한 동기와 범행 경위를 조사 후 방침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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