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제쭌 담빠 후툭투 환생자
몽골·중국정부 공식 입장 없어

10대 제쭌 담빠 후툭투의 환생자로 소개된 소년(좌측)이 달라이라마에게 예물을 공양 올리고 있다. 사진출처=달라이라마 공식사무국
10대 제쭌 담빠 후툭투의 환생자로 소개된 소년(좌측)이 달라이라마에게 예물을 공양 올리고 있다. 사진출처=달라이라마 공식사무국

몽골불교의 최고지도자로 존경받는 제쭌 담빠 후툭투의 10번째 환생자가 공개됐다. 3월 29일 아시아 정치외교 전문외신인 ‘더 디플로맷’은 달라이라마가 공개한 몽골인 소년의 이야기를 전하며 향후 티베트와 몽골 불교계, 중국정부와의 갈등을 시사했다. 

제쭌 담빠 후툭투는 몽골불교의 최고지도자로 외몽골이 공산화 되기 전까지 내몽골의 짱갸 후툭투와 함께 몽골 불교계를 이끌었다. 특히 8대 제쭌 담빠 후툭투는 신해혁명 이후 청나라에서 독립을 선언한 외몽골이 대칸으로 추대하여 복드 칸이라는 이름으로 즉위하여 독립운동을 이끄는 등의 활동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몽골의 공산혁명 세력도 그를 존중하여 그의 입적 후에야 몽골을 정식 공산국가로 천명했다.

그러나 9대 제쭌 담빠는 몽골이 공산화 된 이후에 티베트에서 환생했으며, 신변의 안전을 위해 신분이 비밀에 붙여졌다. 중국이 티베트를 침공한 이후 정치적으로 이용될 것을 우려해 달라이라마와 함께 인도로 망명했으며 90년대에 들어 몽골의 공산정권이 무너진 이후에야 그 신분이 공개됐다. 이후 9대 제쭌 담빠는 인도와 몽골을 오가며 포교활동을 이어갔다. 

당시 이러한 행보에 대해 중국정부는 “몽골과 중국 양국 관계에 분열을 일으키는 일이며, 몽골정부가 달라이라마가 인정한 제쭌 담빠를 공인할 경우 그 대가를 치룰 것”이라는 경고를 보냈다. 그러나 9대 제쭌 담빠는 몽골 시민권을 취득, 2011년에 공식적으로 몽골불교의 최고 지도자로 취임하였고 이듬해 울란바토르에서 입적했다. 이때 9대 제쭌 담빠는 유서에서 자신의 환생자를 찾는 것은 전적으로 달라이라마에게 정해져있으며, 몽골에서 다시 환생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2016년 마지막으로 몽골을 방문한 달라이라마는 “10대 제쭌 담빠 후툭투는 이미 몽골에서 환생했으나, 아직 너무 어리기에 공표할 수 없다”고 공언했다. 중국은 다시금 즉각 반발을 표한바 있다. 

지난 3월 8일, 달라이라마는 몽골불자들의 요청으로 봉행된 법회에서 약 6천명의 대중들이 모인 자리에서 단상의 상석에 앉은 몽골인 소년을 소개하며 “오늘 우리는 기쁘게도 몽골의 제쭌 담빠 린뽀체의 환생자와 함께 한다”고 조용히 공개했다. 소년은 법회 중에 몽골불자들을 대표하여 달라이라마에게 공양물을 전달하는 의례 등을 봉행했다,

달라이라마 사무국은 “달라이라마께서 10대 제쭌 담빠를 대중 앞에 소개하시고, 법회 후 몽골불교계의 주요한 대표단들과 잠시 만남을 가지셨다”고 밝혔다. 현재 몽골불교계와 중국정부는 이에 대해 그 어떤 공식적인 발표도 내지 않고 있다.

달라이라마의 발표에 몽골은 물론 세계 티베트 불교계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3대부터 9대까지의 제쭌 담빠가 티베트 출신이었던 것에 비해 350년 만에 몽골 출신의 제쭌 담빠가 탄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소년의 신원에 대해서는 이름을 비롯해 많은 부분이 안전상의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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