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행사 ‘작가가 말하다’서 불교 애정 드러내

사진출처=하버드 크림슨
사진출처=하버드 크림슨

장편 소설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로 맨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루스 오제키(Ruth Ozeki)가 “불교를 믿지 않았다면 여전히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오제키는 3월 30일 미국 하버드대에서 열린 ‘작가가 말하다’ 행사에서 자신의 작품 활동에 불교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밝혔다. 하버드대 마힌드라 인문학 센터는 ‘작가가 말하다’를 주제로 매회 유명 작가들을 초대해 강연회를 열고 있다. 

오제키는 2022년 3월 출간해 2022 영국여성작가대상(the United Kingdom’s 2022 Women’s Prize)에서 수상한 최신작 〈형태와 공허함에 관한 책(The Book of Form and Emptiness)〉의 한 구절을 읽으며 행사를 시작했다. 이 책은 무생물의 소리를 듣는 소년의 이야기로 불교의 공(空) 사상과 고통에 관한 소설이다.

오제키는 “‘공’은 눈에 보이지 않을뿐더러 설명하기도 어려운 개념”이라며 “그러나 광대하고 또 광대한 바다를 ‘공’의 이미지라고 생각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지평선이 끝처럼 보이지만 끝이 아닌, 거대하고 끝이 없는 공허의 바다”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은 후에 종교에 귀의한다”는 오제키는 “나의 부모님이 늙어가는 것을 보며 불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불교와 명상을 통해 한 인간의 변화를 돌아보고,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갈수록 맞게 되면 새로운 책임을 배우게 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불교를 믿지 않았다면 여전히 글을 쓰고 있었을지 모르겠다”며 “불교는 계속해서 나에게 생각할 것을 던져준다. 그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글을 쓰게 된다”고 했다. 특히나 불교 명상과 관련해선 “나는 본래 참을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웃어 보이며 “명상을 통해 인내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루스 오제키는 당초 다큐멘터리 영화 작가로 활동했고, 첫 번째 영화인 ‘조화의 몸’(Body of  Correspondence, 1994)은 프란시스코영화제에서 ‘뉴비전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후 작가로 전향한 그는 〈My Year of Meats〉(1998), 〈All Over Creation〉(2003) 등 다수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특히 그의 세 번째 장편 소설인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는 2013년 맨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라 주목받았다.

박정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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