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통 정도로 치부됐던 과거 학교폭력
현재는 폭력 내용들 복잡하고 ‘흉폭화’
교우 간 문제 아닌 학부모가 개입되며
부모 권력 따라 학생기록부 기재 영향

“모든 생명은 죽음과 폭력 두려워한다”
부처님의 말씀처럼 모든 폭력 경계해야
폭력은 비불교적… 삶 피폐화하는 범죄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학교에서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에 의해 드러난 것은 학생들의 미소가 아니라 학교폭력의 민낯이었다.

최근 전 세계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와 아빠찬스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 ‘정순신 아들 학폭 논란’으로 학부모들의 학교폭력 근절 요구가 더욱 거세지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급기야 국회에서도 ‘사이버폭력 대응강화부터 피해학생의 보호까지 학교폭력을 막기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과거의 학교폭력은 “아이들은 싸우면서 자란다”는 질풍노도 시기의 성장통으로 치부했다면, 작금의 것은 폭력의 내용이 복잡하고 흉폭하여 심각한 지경이다.

교우 간에 일어난 우발적인 다툼이 아니라 학부모가 개입되는 복잡한 사건이 되었다. 똑같은 폭력사건을 처리하는데 개인마다, 학교마다 처리하는 기준이 다르고, 부모의 경제력과 권력에 의해서 대학입시 전형에서 불이익을 주는 학생생활기록부에 학폭 사건을 기재하는데 영향을 주었다. 가정환경이 열악한 피해학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입은 심리적 고통으로 같은 자리에 화살을 두 번 맞게 된다.

이러한 불만을 평등하게 해소하겠다고 학교장이 주관하는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2020년 지역 교육지원청으로 이관했다. 여기서 학교 현장과 교육지원청 사이에 엇박자가 나타나고 있다.

학교폭력 문제는 원칙적으로 학교에서 교사가 교육적 지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 교내에서 발생하는 다툼은 학교장의 책임 아래서 사건의 경중에 따라 학교교칙에 따라서 지도하고 처벌하면 된다.

문제는 ‘더 글로리’ 드라마에서처럼 문제 학생이 일진 써클을 만들어 상습적이고 계획적으로 고데기나 담뱃불로 신체의 일부를 지지거나 상처를 입히는 행위는 교육적 지도 차원을 넘은 범죄행위이다. 이런 경우는 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해 학폭 전문변호사, 상담사가 피해 사건을 심의하여 악질 가해학생은 경제적 피해배상뿐만 아니라 법적인 책임까지 물어야 하고 보복 피해, 협박 등을 방지해야 한다. 폭력을 받는 피해학생은 평생 우울증, 불안, 좌절, 두려움 등의 고통을 겪는다.

근래 학교폭력의 추세는 신체적 폭력보다는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이 증가하고, 중고등학생에서 초등학생으로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고통을 주는 부도덕성과 반인권성의 심각성에 대하여 바로 인지하지 못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회가 주최가 되어 고운 말을 사용하는 운동과 언어습관을 교육하는 학교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폭력의 원인은 가정환경에 큰 영향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공격성의 욕망을 채우기 위함이고, 분노하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어리석음 즉, 삼독심 때문이다. 삼독심을 없애는 길은 명상 수행이다. 명상은 마음을 고요하게 안정시켜 지혜를 일으키고, 자비로운 마음을 일으키는 자비관법은 분노심을 없애준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모든 생명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모든 생명은 폭력을 두려워한다. 이것은 큰 해악이니 다른 생명체를 해치거나 죽이지 말라. 모든 생명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채찍에 맞고 아프지 않는 자가 없듯이 자신에게 가해질 채찍질을 생각해서 남을 죽이거나 때리지 말라”고 폭력의 해악에 대하여 말씀하였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행복하기를 소망한다. 학교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등 모든 폭력은 비불교적이고 반인권적이다. 인간의 삶을 피폐화시키는 범죄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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