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문화재연구원 ‘내가 만난 국보·보물’ 발간

문화유산 현장 조사 연구원들
현장 생생한 경험담들 풀어내

덕업일치.’ 국어사전에는 자기가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분야의 일을 직업으로 삼음이라고 정의돼 있는 신조어다. 소위 덕업일치는 한 분야에 빠져있는 덕후에게는 가장 행복한 삶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유산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와 연구원들도 덕업일치의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다. 불교미술을 비롯한 문화유산 분야를 전공하고 이를 연구하기 때문이다. 문화유산 덕후, 문화재 연구자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발간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원장 김연수)국보·보물로 지정된 미술·기록 문화유산을 직접 현장 조사하는 연구자들이 집필한 <유물과 마주하다-내가 만난 국보·보물>을 발간하고, 전자책을 무료로 공개한다213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2006년부터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의 보존 상태와 보관 환경에 대한 정기조사를 수행하고 있는데, 2017년부터는 국립문화재연구원 미술문화재연구실의 연구자들이 국보·보물로 지정된 미술·기록 유산에 대한 정기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정기조사에 나선 연구자들은 전국에 산재한 국보와 보물들의 상태를 조사하기 위해 소장자를 직접 찾아가 문화유산의 보관 상황 등을 점검·기록하고 조습제나 방충제 등 보존 용품을 전달한다. 정기조사의 결과는 향후 국보·보물의 보수 계획 수립과 국고보조사업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책자는 미술문화재연구실 연구자들이 직접 국보와 보물을 정기 조사한 과정에서 선별한등 13건의 주요 문화유산의 조사 소회와 뒷이야기를 한데 모았다.

이중 박진희 미술문화재연구실 연구원은 2014년 조계종과 문화재청, 서울지방경찰청이 공조수사를 통해 환지본처한 예천 보문사 삼장보살도에 대한 생생한 현장 조사 이야기를 담아냈다. 절도 과정에 화기가 손실돼 화승(畵僧)을 확인할 수 없게 된 아쉬움과 더불어 관련 연구를 화두로 던졌다. 또한 불교미술 전공 연구자로서 보람도 이 같이 술회한다.

동산문화재 정기조사 업무를 하며 많은 사찰을 다니게 돼 불교미술 전공자로서 소위 덕업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 우리의 귀중한 문화재들을 눈에 담고 가끔 스님과의 대화로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소중하고, 참 행복하게 느껴진다.”

이밖에도 1원짜리 참기름 병이 국보가 된 사연, 한국전쟁 당시 목숨을 건 피난길에서 어두운 밤을 이용해 커다란 영정함 두 개를 실은 수레를 끌며 끝까지 지켜낸 후손의 노력 등 연구자들의 재미있는 현장 이야기가 많이 담겼다.

유물의 세부 모습과 조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통해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해당 유물에 관한 참고 자료도 수록해 관련 연구 성과를 편리하게 찾아볼 수 있게 꾸몄다.

책자는 문화유산 정기조사 및 보존·관리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개인 소장가, 문중, 사찰 및 전국 국··사립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 배포된다. 전차책은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portal.nrich.go.kr)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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