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社 사례로 본 명상과 기업경영

MS, 2017년 명상 프로그램 도입
조직 잠재력 향상 방향과 맞닿아
스트레스 감소, 집중·창의력 향상

집단공감으로 조직문화도 진일보
심신 관리에 우수인력 유치 도움
​​​​​​​도입 후 의료비 지출도 7% 감소

 

 

▶한줄요약

기업경영의 필수 요소로 ‘명상’이 떠오르고 있다.

“저는 문명국가의 척도는 ‘얼마나 많은 국민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명상을 하는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저는 한국이야말로 참으로 ‘최고의 문명국가’라는 것을 최근에야 알아 차렸습니다. 저는 30여 년 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여겼으나, 지금은 오히려 낮은 문명의 나라로 스스로 귀양 갔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명상은 곧 선(禪)이라는 것을 한국의 스승으로부터 배웠습니다. 한국에는 각 마을 도처에 명상을 하시는 분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국민 모두가 명상의 문명에서 태어나고, 이어받고, 가르쳐 주고, 발전시키며 명상의 대를 이어갑니다. 저는 명상을 적극 추천합니다. ‘종교의 색채를 지운 명상’을 국정 교과서나 기업의 기본교육에 도입하여 한국이 더 높은 문명의 국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한국 국민들은 다른 어떤 나라 국민 보다 명상을 훨씬 잘 받아들일 것이며, 기업체에서는 그 효과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포함한 다른 어떤 회사보다 뛰어날 것입니다.”

몇 해 전, 글로벌 기업들이 명상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벤치마킹하기 위해 한국인으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社의 소프트웨어 기획설계자(Architect)로 근무한 킴킴을 소개받았다. 그와 몇 차례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마이크로소프트社의 사례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위 글은 당시 킴킴이 보내온 이메일 내용 중의 일부이다. 해외 명상프로그램이 범람하고 있는 현 시점에 많은 시사점과 통찰을 주는 말이었다.

본 글에서는 명상을 단순한 힐링, 스트레스 관리를 넘어서 기업의 전략, 조직문화와 연결한 마이크로소프트社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2016년 가을 마이크로소프트사社의 찰스 모리스(Charles Morris)는 회사에 마음챙김 기반 성장 프로그램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제안의 제목은 ‘마음챙김 기반 성장; 성장마인드셋으로의 혁신 가속화(Mindful Growth: Acceleration our transformation towards a growth mindset)’ 그가 제안한 마음챙김 기반 성장(Mindful Growth)의 핵심은 마이크로소프트사 최고경영자인 사티아 나델라가 추구하는 조직문화 방향성과 아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나델라는 2014년 취임과 함께 자신의 첫 번째 사명을 ‘문화를 바꾸는 것’으로 규정하고, ‘성장 마인드셋’을 회사의 성공 이니셔티브로 삼았다. 성장 마인드셋은 자신의 재능과 능력이 ‘불변하고 고정되어 있는 자질’이라 믿고 현재 수준에 정체되어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의 반대 개념이다.

현재 가진 재능을 성장의 출발점으로 인식하고 자신의 잠재역량을 발휘해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찰스 모리스의 제안은 ‘마음챙김 프로그램’과 ‘성장 마인드셋’을 통합하여 실행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사 최고경영자가 추구하는 조직문화 변혁 속도를 더욱 의미 있게 가속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제안되었다.

경영진 의사결정에 따라 2017년 3월에 30명이 참여하는 8주 마음챙김 명상 파이럿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매회 3시간씩 매주 금요일에 진행되었다. 교육 내용은 주제 강의, 초대 강사(비디오), 과학적 근거 설명, 명상 실습, 저널링, 나눔 그리고 질의응답으로 구성되었다. 참가자는 일주일 동안 명상 실습을 하였으며 자신의 삶 속에서 배운 것을 실천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프로그램 종료 후 참가자 30명중 21명에게 받은 피드백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참가자 중 한사람은 “프로그램은 경이적이었습니다. 내가 마이크로스프트에서 받았던 다른 어떤 리더십 프로그램보다도 통합적이고 철저했으며 매우 실용적이었습니다”라고 했다.

찰스 모리스는 프로그램 종료 후 참가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구성원들이 마음챙김 프로그램과 같이 깊이가 있으면서 변혁적인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잠재 욕구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 모두에게 생소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상호 공명을 일으키면서 진지하게 참여했다. 이러한 결과에 힘입어 2017년 파일럿 프로그램 이후 마이크로소프트社 내에서 마음챙김 프로그램이 급속히 확산되었다.

미국 레드몬드 지역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사 본사에는 각 빌딩에서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명상실 또는 기도실이 마련됐다. 명상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업무를 하는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물리적인 시설을 제공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社는 마음챙김 교육을 최우선적으로 구성원 개개인에게 주는 이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음챙김 훈련을 통해서 구성원들이 얻을 것을 기대하는 혜택들은 다음과 같다. 우선 가장 큰 효과중의 하나는 직장인의 가장 큰 고통 중의 하나는 스트레스의 감소이다. 마음챙김은 상황 자극에 대해서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인 형태로 반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마음챙김은 분노, 판단력 상실, 혈압 상승과 관계된 뇌의 편도체 활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스트레스 조절에 탁월하다.

다음으로 집중과 명료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마음챙김은 통해 현재를 떠나 산만해진 마음을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멀티태스킹 환경 하에서 한 번에 한 가지씩 집중하면서 몰입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세 번째는 창의성과 혁신성의 발현이다. 마음챙김은 현상을 비판단적으로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에,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 또한 마음챙김 훈련을 통해 뇌가 진정한 휴식을 취하면 창의성이 깨어나게 된다.

네 번째는 정서지능의 계발이다. ‘One Micro-soft’를 위해 상호 협력적인 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자기인식, 자기 조절, 소셜 스킬, 겸손함, 건강한 자신감 등과 같은 역량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량은 마음챙김으로 계발할 수 있는 정서지능 역량이다. 리더들에게 더욱 중요한 역량이다. 마음챙김은 통해 뇌섬(insular)과 같은 정서지능과 연관되어 있는 뇌부위를 활성화시켜준다.

마지막으로 공감과 컴패션의 계발이다. 공감과 컴패션은 동료, 고객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동의하거나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필요한 고통을 피하는 방식으로 용기 있게 행동할 수 있는 내적 힘을 제공한다. 마음챙김을 통해 공감과 캠패션이 발현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마음챙김을 통해 구성원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과학자들은 마음챙김 수련을 통해 온전한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수천 년에 걸쳐 많은 명상가들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서도 입증되었다.

찰스 모리스는 현대의 과학과 고대의 지혜가 어우러진 사내 마음챙김 프로그램이 마이크로소프트사 구성원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회사 측면에서도 구성원들이 마음챙김을 통해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다. 즉 성장 마인드셋을 가질 수 있으면 회사의 성장과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마음챙김 기반 성장’ 프로그램의 확산이 회사의 신뢰와 사회적 책임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신뢰로 운영된다’는 자부심이 있다. 강한 윤리를 가지고 있고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에 가치를 두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즉 인권, 환경적 지속성, 투명성과 같은 사회적 이니셔티브와 회사의 업무를 연계시키는 광범위한 개념을 입증하기 위해 그리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자기 인식과 윤리적 행동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마음챙김은 자신의 사고 과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마음챙김 힘이 커질수록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한다”고 한다. 결국 구성원들이 마음챙김 명상 훈련을 통해 더 많은 집단 공감이 형성되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더 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수 있는 조직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음으로 우수인력을 채용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재적인 신입사원들이 마음챙김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이크로소프트사 구성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마이크로소프트社의 채용 브랜드에 긍정적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고 기업의 사회적 활동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얼 세대들의 가치관과도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마음챙김 기반의 교육 프로그램은 우수 직원들을 유지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재무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마음챙김 명상을 통한 스트레스 감소, 집중력 강화, 생산성 향상, 혁신적이고 공감적 업무 환경 조성 등의 효과를 고려한다면 교육 투자비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마음챙김 프로그램의 투자 수익률을 측정하고 있는데, 보험사인 애트나의 경우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직원들이 매년 의료비에서 2,000달러를 추가로 발생시켰는데, 2012년 마음챙김 프로그램 실행 후 의료비 지출이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마음챙김이 기업의 재무성과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요약하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기술 및 경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과거의 성공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조직으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핵심 이니셔티브는 ‘성장 마인드셋’을 통한 조직문화의 혁신. “문화는 전략을 아침으로 먹는다”는 마이크로소프트CEO인 사티아 나델라의 말에서도 문화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마음챙김 기반 프로그램은 ‘성장 마인드셋’ 문화를 확산을 위한 방법 중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음챙김을 기업문화와 인재전략과 명확히 연계하여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개인과 조직의 혜택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균형감을 가지고 지혜롭게 도입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명상을 기업경영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명상이나 마음챙김에 대한 개념과 기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고 기업명상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적절히 활용하고 도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社의 사례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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