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문화재硏 평탄지 조사 발견
‘대몽항쟁’ 강화도 천도기 추정
13세기 온돌 문화 확인할 유구

강화 묘지사지 건물지 근경
강화 묘지사지 건물지 근경

강화 묘지사지에서 고려시대 대형 온돌 건물지가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소장 김지연)고려 강도시기 사찰 유적인 강화 묘지사지(妙智寺址)에서 대형 온돌 건물지를 확인했다1128일 밝혔다. 강도시기(江都時期)는 몽골침략에 맞서 강화도로 천도한 1232(고종 19)부터 1270(원종 11)까지 시기를 의미한다.

<고려사>에 따르면 묘지사는 1264(고려 원종 5) 왕이 마니산 참성단에서 초제(醮祭, 무속이나 도교에서 별을 향해 지내는 제사)를 지내기 전에 거처했던 사찰로, 마니산 동쪽의 초피봉 남사면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묘지사지는 산 사면에 축대를 쌓아 조성한 2개의 평탄지로 이뤄져 있는데, 그중 상단 평탄지에 대한 조사에서 해당 온돌 건물지를 처음 확인했다.

건물지는 동서 너비 16.5m, 남북 길이 6.3m5×2칸 규모로, 남편 기단 양쪽 측면부가 앞으로 돌출된 구조다. 온돌은 동편 일부를 제외한 방 전체에 시설됐는데, 방 양쪽에 온돌이 각각 분리되어 설치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건물지 동편에서 바라본 아궁이와 온돌시설
건물지 동편에서 바라본 아궁이와 온돌시설

각 온돌의 아궁이는 건물지의 동쪽 칸 및 서쪽 돌출부에 조성돼 있다. 아궁이를 통해 유입된 화기가 각각 3줄 및 2줄의 고래를 통해 방 전체를 형태로 회전하면서 방을 덥힌 다음 북편 기단 외곽의 배연구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됐다. 특히 온돌방에 설치된 고래와 고래둑은 너비 40~60, 고래둑 위에 얹어진 구들장은 길이 70~120로 지금까지 확인된 다른 온돌 시설물에 비해 규모가 매우 크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방 전체에 온돌을 시설한 전면온돌은 대체로 고려 후기부터 등장해 정착된 것으로 여겨지나, 이 시기의 구조가 명확한 대형 온돌 건물지는 확인되는 사례가 드물다면서 이번에 조사된 온돌 건물지는 13세기대 전면온돌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온돌 구조의 변천 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학술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2023년까지 강화 묘지사지 발굴조사를 진행해 강도시기 사찰 구조와 성격을 파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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