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불교 교류의 상징인 금강산 신계사가 복원 15주년을 맞았다. 보운조사가 창건(519년)한 금강산 신계사는 역사적으로 왕실 원당으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한국전쟁으로 소실됐다. 이후 2004~2007년 남한의 조계종과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을 중심으로 남북이 손잡고 복원 불사가 이뤄졌다.  

당시에는 내금강 장안사 복원까지 이야기가 오고가고 있었지만, 이명박 정권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일로(惡化一路)로 치달으면서 후속과정이 일체 진행되지 못했고 신계사는 갈 수 없는 곳이 됐다. 매해 연초 “올해는 남북교류의 길이 열려 신계사에서 법회를 봉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단절상황이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안타까움을 더한다.

금강산 신계사는 단순한 산중 절이나 종교시설물이 아니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면 북한 소재 성역화 불사의 상징이고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는 남북 민간교류의 성공적인 사례이자 나아가 한반도 통일을 위한 상징이다. 복원불사 이후에도 남측 스님이 상주하며 북측 스님들과 함께 남북 공통분모인 불교를 통해 통일을 위한 밑거름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신계사 복원 15주년인 올해 역시, 신계사에서 기념법회를 봉행할 수 없었지만 내년에는 다시 교류가 재개, 남북불교가 함께 만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길 바란다. 양측 불교도들의 합동법회와 이산가족 만남 등 새로운 교류 사업을 추진, 한반도 통일의 온풍이 신계사에서 시작되길 기대해본다. 

신계사가 남북교류와 화합, 평화통일의 상징인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 다시 한 번 그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날이 오길 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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