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문화재단 발굴 결과 발표
왕경사찰 나오는 녹유전 확인
불두 없는 180cm 불상 발굴
“불국사 비견되는 사찰” 주장

발굴조사 중 확인된 포항 법광사지 금당지 전경. 왕경사찰에서 사용되는 녹유전 바닥도 함께 확인됐다.
발굴조사 중 확인된 포항 법광사지 금당지 전경. 왕경사찰에서 사용되는 녹유전 바닥도 함께 확인됐다.

포항 법광사지에서 통일신라시대 금당지와 180cm에 달하는 불두 없는 거대 석조불상이 발견됐다.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원장 전규영, 이하 연구원)과 포항시(시장 이강덕)는 지난 20213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실시한 사적 포항 법광사지추가발굴조사에서 통일신라 창건기 사찰에 해당되는 금당(절의 본당)지 기단 구조와 표면에 유리질의 녹색 유약을 바른 벽돌(녹유전) 바닥, 180cm 높이의 불두없는 불상 등이 확인됐다1027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에 주목되는 것은 통일신라 금당지와 금당지 내 녹유전 바닥의 발견이다. 녹유전은 경전에서 극락정토의 땅을 유리 같은 대지로 묘사한 것을 재현한 것으로, 이 같은 녹유전은 경주 황룡사지, 사천왕사지, 불국사 등 통일신라시대 축조한 왕경 궁성과 중심사찰에서만 확인됐다.

또한, 불두는 없지만 그 높이가 180cm가 되는 거대 석불이 발견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연구원은 불상대좌에 봉안됐을 불상이 불두가 없는 상태로 두 조각으로 나눠 출토됐다. 불두가 없지만 높이가 180cm된다. 대좌를 포함하면 전체 높이는 460이상으로 추정된다면서 “505cm인 석굴암 불상보다는 작지만 신라 왕경인 경주 지역의 다른 불상과 비교해도 매우 큰 불상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불두에 부착됐던 흙으로 구워 만든 나발 160여점, 금동불입상, 향로, 정병 등 다수 유물이 금당지에서 발견됐다.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불두없는 금당지 불상. 두 조각으로 나뉘어 발견됐으며, 합치면 크기가 180cm에 이른다. 불상대좌까지 포함하면 460cm이상으로 추정된다.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불두없는 금당지 불상. 두 조각으로 나뉘어 발견됐으며, 합치면 크기가 180cm에 이른다. 불상대좌까지 포함하면 460cm이상으로 추정된다.

법광사지는 원효 대사가 신라 진평왕(579~632)의 명으로 창건했으며, 삼층석탑에서 나온 석탑기에는 828년 탑이 건립됐고, 846년에 이건됐다는 내용이 있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법광사지 발굴조사는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50여기의 건물지와 위치에 따라 조성된 배수로, 산지가람의 대지 조성을 위한 석축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높은 사격을 알려주는 금동투조판, 금동장식, 귀면와, 막새 등 3000여점에 달하는 유물이 수습됐다.

문화재청은 포항 법광사지는 불국사에 비교될 만큼 넓은 사역을 이루며, 왕실사찰에 걸맞는 격이 높은 유물이 출토돼 신라 사찰연구에 있어 중요한 유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간의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 포항시,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과 통일신라 창건기의 원형과 향후 정비 방향을 논의하는 학술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며 향후 사적 정비 및 복원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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