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하며 맞게된 추석이다. 풍성한 한가위로 불리는 추석이지만 사회 곳곳에는 짙은 어둠이 걷히지 않고 있다.

우리 주변에는 의식주 문제와 생활고에 시름하는 소외계층이 많다. 영등포 쪽방촌 주민들도 그런 이들이다. 9월 1일 쪽방도우미봉사회가 진행한 추석맞이 자비나눔에 길게 늘어선 줄은 이들의 애환이 느껴지게 한다. 몸이 아픈 장애인부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까지 떡과 과일을 받기 위해 오랜 시간 기다려 선물을 받아갔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더불어 함께 살아온 슬기로운 민족이다. 돌봐주는 사람 없어 외롭게 살아가는 수십만 명에 이르는 홀몸노인, 소녀소년가장, 장애인에게 특별한 관심을 갖고 그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자비심을 모아가야 할 때이다. 

이와 함께 이러한 자비나눔을 행하는 단체들을 후원하는 권선도 이뤄져야 한다. 쪽방도우미봉사회는 현재 무료급식소 가건물에 대한 철거 강제이행금이 매년 불어나 3000만원을 넘긴 상태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자비행을 펼칠 수 있도록 행정적, 법률적 지원과 함께 이행금 납부를 위한 후원이 절실하다.

어려운 사람들이 현재의 경제난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자신보다 더 어렵고 힘든 이웃을 위해 아끼고 절약한 금전과 물품을 선뜻 내놓는 일이 생활화 될 때에 진정한 불국토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작은 사랑은 더욱 고맙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크고 작은 사랑 하나하나가 모아져 더 큰 자비의 공동체를 이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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