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표대회 앞두고 규제 더 강화돼”

티베트 불교 지도자 캬브제 키르티 린포체.
티베트 불교 지도자 캬브제 키르티 린포체.

티베트 불교 지도자 캬브제 키르티 린포체(Kyabje Kirti Rinpoche·사진)의 80번째 생일에 중국이 티베트인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그의 사진이나 축원을 온라인상에 게재하지 말라며 단속에 나선 것이다.

RFA 등 외신의 8월 5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캬브제 키르티 린포체의 생일인 지난 8일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진이나 축원을 온라인상에 올리지 말라”며 “명령을 어길 시 체포하겠다”고 엄포했다. 

캬브제 키르티 린포체는 쓰촨성 아바현의 티베트 사찰인 키르티 사원의 지도자였으나 현재 달라이 라마와 함께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 중이다. 1962년 달라이 라마로부터 더 높은 불교 품계를 받은 후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티베트의 한 소식통은 “중국 정부는 티베트 불교 지도자들에게 축하 행위를 경고했다”며 “거역할 경우 체포해 엄벌에 처한다고 겁박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앞서 2021년에도 캬브제 키르티 린포체의 생일을 맞아 쓰촨성 티베트 자치주 내 수도원들의 승려들이 축전을 올리자 이를 금지시킨 바 있다. 그 기간 동안 당국은 승려들의 외출도 집회도 허용하지 않았다. 

망명 중인 한 티베트인은 해당 매체에 “작년에 이미 중국 정부의 규제와 감시를 받아서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라며 “우리는 개인 채팅방에서까지 생일 축하를 조심하자는 말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로 인해 규제가 더 심해진 것 같다”며 “그러나 우리는 린포체의 생일을 축하하고 그의 장수를 기원하는 공양을 바치길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정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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