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힌두사원 무너지며 발견
아쇼카왕 초상 조각 출토돼 눈길

20년 넘게 관리 소홀로 방치됐던 칼라부라기 유적의 대탑지.사진출처=더 힌두
20년 넘게 관리 소홀로 방치됐던 칼라부라기 유적의 대탑지.사진출처=더 힌두

2001년 일부 발굴 후 방치됐던 고대 불교유적지가 드디어 체계적인 보존 작업에 들어간다. 7월 11일 인도의 ‘더 힌두’는 그동안 간과됐던 남인도 칼라부라기(Kalaburagi) 지구 불교유적에 대해 보도했다.

카르나타카주의 칼라부라기 지구에 있는 카나가나할리(Kanaganahalli)유적과 산나티(Sannati)유적은 기원전 3세기부터 기원후 3세기 사이에 조성된 불교유적으로 아돌로까 마하 차이티야(Adholoka Maha Chaitya)로 언급되는 대탑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 1986년 유적지 위에 새워졌던 힌두사원이 무너지면서 그 잔해를 치우던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된 이 유적지는 아쇼카 대왕의 칙령이 새겨진 비석이 발견되어 고고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994년과 2001년 유적지의 일부 구역이 발굴되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지진에 의해 파괴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적지들은 특히 중심부에 세워진 대탑 이름 비문과 함께 250구 이상의 고대 비석들이 발견됐다. 특히 이 가운데엔 왕이 왕비와 시녀들에게 둘러싸인 부조상이 있는데 여기에 ‘아쇼카왕’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현재로는 유일하게 확정적인 아쇼카 대왕의 초상조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구 가량의 불상, 250구 이상의 비석 등도 함께 출토됐다. 그러나 발굴된 유물들은 유적지 한편에 임시로 세워진 슬레이트 창고에 보관돼 왔다.

인도 고고학 조사국(ASI)의 마헤쉬와리 지역이사는 “그동안 이 곳은 지역정부로부터 20년 넘게 무시되고, 방치돼 왔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카르나타카 주정부는 2001년 발굴 작업 후 이 지역에 박물관을 건립하고 불교성지로 조성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계획이 이행되지 못했으며 일부 학자들과 불교신자들이 방문한 것 외에는 유물을 임시로 보관하는 3동의 창고와 무장경비원만이 유적지를 지키는 황량한 모습이 이어졌다. 2009년에는 주정부가 박물관과 연구소, 현장직원 숙소 등을 건립하겠다고 나섰으나, 관리주체를 ASI로 양도하지 않아 유물들을 옮기지 못하는 등의 일이 지속되고 있다. 아쇼카왕의 초상역시 불과 6개월 전에 단독 유리관에 안치됐다. 

현장 모니터링을 맡고 있는 니킬다스는 “이 유적지들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충분히 등재될 가치가 있다. 가장 먼저 무너진 대탑을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이 첫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원래의 계획대로라면 모든 유물들을 박물관에 수장하고 전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선 대탑을 복원하고, 출토된 유물들을 출토지에 다시금 온전하게 재설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ASI측은 대탑의 복원과 함께 파괴된 비문과 부조 불상들에 대한 복원 작업도 진행 중이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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