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귀하게 여겨야 한다”
“여성 선택권 존중” 엇갈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전면 금지하자 찬반 논란이 거세다. 사진출처=부디스트도어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낙태를 전면 금지하자 찬반 논란이 거세다. 사진출처=부디스트도어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근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 법률에 대해 합헌 판결을 내린 데 대해 불교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불교 인터넷 매체 부디스트도어(buddhist door)는 6월 28일 “불교는 낙태와 관련해 매우 복잡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에 대한 불교계 반응을 전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6월 24일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전면 금지한 미시시피주 법의 위헌법률심판에서 ‘6대3’ 의견으로 합헌 판결했다. 공화당에서 임명한 6명의 대법관들은 ‘합헌’ 판결을, 민주당에서 임명한 대법관 3명은 ‘위헌’ 판결을 각각 내렸다. 또 이들은 ‘5대4’ 의견으로 낙태권을 보장했던 이전 결정들을 기각했다. 이로써 임신 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 이른바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은 50여 년 만에 공식 폐기됐다. 

이 가운데 불교계에선 의견이 엇갈리는 양상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쪽에선 ‘생명을 귀히 여기는 마음은 가장 중요한 불교 덕목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한다. 종교 매체 릴리전 언플러그드(Religion Unplugged)는 “불교는 윤회를 믿으며, 인간 생명은 태아 때부터 시작된다고 가르친다”는 영국의 불교학자 데미온 키온(Damien Keown)의 말을 인용하며 “새로운 존재(태아)는 성인 인간과 같은 도덕적 존재로 인정받을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퓨리서치(Pew Reserch)가 실시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미국 불자 중 82%가 ‘모든 또는 일부 상황에서 합법적 낙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해당 매체는 “불교는 생명을 해하는 낙태를 교리상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임산부에게 중요한 선택에 대한 연민과 관용의 관점에서 찬성하기도 한다”며 “대부분의 불교도들은 낙태를 법으로 금지할 경우 여성들이 불법 의료 현장에 내몰릴 수 있다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평가했다. 

박정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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