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출입 인한 훼손 막고자
‘장경동’ 3D게임 형식으로 재현
공식 캐릭터 제작…볼거리 제공
디지털 문화재 분야 인재육성도

디지털 트윈 기술로 복원된 막고굴 제17굴 ‘장경동’. 사진출처=신화통신
디지털 트윈 기술로 복원된 막고굴 제17굴 ‘장경동’. 사진출처=신화통신

세계문화유산으로 불교사에 중요한 획을 그은 둔황 막고굴이 가상현실로 재현됐다. 6월 20일 중국 ‘신화통신’은 둔황연구원과 인터넷 미디어 기업 텐센트가 공동으로 합작하여 제작한 ‘디지털 장경동’에 대해 특별 보도했다.

중국 간쑤성 둔황시에 소재한 막고굴은 세계 최대규모의 불교 석굴사원 유적으로 4세기부터 14세기까지 1천 년 동안 조영됐다. 735개의 인조동굴로 만들어 졌으며 이중 492개는 불당, 243개는 스님들의 요사채나 묘굴로 사용됐다. 1961년 중국의 국보에 해당하는 전국중점문불보호단위로 지정됐고, 1987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막고굴은 오랜 세월 동안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고 20세기 전반에는 서구열강의 약탈이나 도굴 등으로 많은 훼손을 입었다.

막고굴에서 가장 주목받는 굴은 제 17굴인 장경동(藏經洞)으로 6만여 점의 불경과 고문서들이 발견됐다. 4세기부터 11세기까지 이르는 이 문헌들은 근현대의 ‘둔황학’의 시초가 된 문헌들로 한문을 비롯해 티베트어나 소그드어 등 당시 실크로드에서 사용된 모든 언어들로 작성되어 있다. 이 중에는 신라의 혜초 스님이 쓴 〈왕오천축국전〉도 포함되어 있다. 

막고굴을 관리하고 연구하는 둔황연구원은 관람객들의 출입으로 진행되는 훼손을 막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막고굴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가상현실을 이용한 ‘디지털 장경동’을 제작하기로 결정, 지난 15일에 결과물을 공개했다. 연구원 측은 “700여 개가 넘는 동굴들 중 장경동이 막고굴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였고, 또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기에 장경동을 가장 먼저 가상현실로 제작했다”고 제작 취지를 밝혔다.

3D게임 제작으로 유명한 텐센트가 제작한 이 디지털 장경동은 ‘디지털 트윈’이라는 기술을 이용해 제작됐다. 디지털 트윈은 단순하게 가상세계를 만드는 것이 아닌, 실제 사물과 환경, 상황을 그대로 복제하여 가상현실로 옮기는 것으로 실제 장경동과 1:1로 대응하게 된다. 

둔황연구원은 디지털 장경동을 제작하면서 해외로 유출됐거나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장경동의 문헌도 동굴 내에서 볼 수 있도록 재현하면서 명실상부한 장경동을 만들어 냈다. 가장 먼저 디지털로 만들어진 문헌은 현재 둔황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귀의군아부주파력(歸義軍衙府酒破쉝)〉으로 당나라 때의 공문서다.

또한 둔황연구원과 텐센트는 막고굴의 디지털 장경동의 공식 캐릭터 ‘가요(伽拉)’도 함께 공개했다. 막고굴 벽화 가운데 등장하는 가릉빈가를 모티브로 한 가요는 디지털 장경동을 방문한 관람객들을 안내하고 교류하는 역할을 한다. 또 둔황벽화에 묘사된 춤을 보여주는 등의 볼거리도 제공하도록 만들어졌다. 

연구원과 텐센트 측은 장경동을 시작으로 남은 막고굴들을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가상현실로 옮길 계획이다. 또 이 프로젝트를 이용하여 문화재의 디지털화 분야의 인재 육성도 전개한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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