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144명 비구니 탄생 
티베트 불교 불평등 해소 기대

제 켄포를 전계대화상으로 비구니 수계산림이 부탄에서 열렸다.사진출처=부디스트도어 글로벌
제 켄포를 전계대화상으로 비구니 수계산림이 부탄에서 열렸다.사진출처=부디스트도어 글로벌

티베트불교 전통을 따르고 있는 부탄에서 144명의 비구니 스님이 탄생했다. 6월 25일, 해외 불교 전문 매체인 ‘부디스트 도어 글로벌’과 여러 해외매체들은 부탄을 비롯해 인도와 영국에서 온 다국적 사미니 스님들이 구족계를 완전히 갖춘 비구니로 탄생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이번 수계를 통해 단절됐던 티베트 불교계의 비구니계맥이 부활했다.

지난 6월 21일, 부탄불교의 최고 지도자인 제 켄포가 주석하는 승원인 슝 다창 사원은 공식 SNS를 통해 비구니 수계산림에 대해 발표했다. 슝 다창 측은 “부탄 수도인 파로 교외의 람탕카 사원에서 수계산림이 열렸으며, 전계대화상으로 부탄불교 최고지도자인 제 켄포인 툴쿠 직메 최다 스님이 직접 구족계를 수계했다”고 전했다. 이번 수계산림을 통해 구족계를 온전히 지닌 144명의 비구니가 배출됐다. 이들 대부분은 부탄 출신이나 일부는 인도에서 참가했으며 오직 구족계를 받기 위해 영국에서 참여한 사미니 스님도 있었다.

이번 수계산림은 부탄 왕실의 지원하에 이루어졌으며, 특히 현 부탄 국왕의 어머니인 체링양된 대비가 2009년 설립한 ‘부탄 비구니재단’을 통한 여성 출가자들의 지위향상과 권리보호 등의 결과물이다. 이번 수계를 받은 스님들은 비구스님들과 동등한 교육과정을 통해 아사리나 승원장과 같은 법계에 올라설 수 있게 됐다. 

티베트 불교권의 경우 역사적으로 비구니계가 전해진 정황은 있으나 단절됐다. 현대에 티베트 불교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여성출가자들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이 교계 안팎에서 지적되면서 비구니 계맥의 부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현재 티베트 불교의 대표적인 지도자인 달라이라마와 카르마파, 걜왕 둑파 린포체 등 여러 종단의 지도자들의 지지 하에 계맥의 복원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구족계를 받고 비구니가 된 한 스님은 “구족계를 받고 비구니가 됐다는 사실에 너무나 감격스러워 말이 나오질 않는다. 내일 당장 죽는다 해도 여한이 없다”며 감동을 표현했다. 또 다른 스님은 “수계 전에는 성불을 위해 내생에 비구로 태어나길 기도하는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여성의 몸으로도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단 확신을 가진다”고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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