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 222차 정기회가 내년도 중앙종무기관 예산안 승인의 건을 처리하지 못한 채 폐회했다. 의사정족수 미달로 수차례 유회했고 결국 폐회하면서 내년도 중앙종무기관 운영에 차질을 빚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았다. 

수차례 반복된 유회의 원인이 집행부를 향한 중앙종회의원 스님들의 보이콧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도 적지 않았다. 어떤 이유든 중앙종회가 정기회를 속개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결국 의사일정 만료를 하루 앞두고 집행부 부실장 스님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지만, 사태는 좀처럼 안정되지 못한 채 자동폐회라는 최악의 결과를 빚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망발’에 대한 집행부 대처가 미온적이라는 지적은 어찌보면 외부적인 요인일 수 있다. 그 이면에 집행부와 중앙종회 간 소통의 부족, 그리고 이로 인해 그동안 누적됐던 앙금이 있지는 않을까. 

중앙종회와 집행부는 종단을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종회 파행은 여러모로 아쉬운 측면이 있다. 무엇을 위한 파행이었고, 이를 통해 어떤 이익이 있었는지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총무부장 금곡 스님이 이번 파행의 책임을 안고 소임을 마무리했고, 정청래 의원의 망발을 규탄하는 종단 차원의 움직임은 더욱 거세졌다. 종회 파행이라는 심각한 상황을 거칠 만한 가치가 있는, 바람직한 결론인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앙종회는 이제 임시회를 열고 예산안 등 미뤄둔 안건들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어떤 결과가 됐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종회와 집행부가 종단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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