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의 본질이 제대로 알려지지 못하고 있다. 어떤 내용인지와 관계없이 인쇄술 등 서지학적인 차원의 연구만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불교계로서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직지>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오직 한 권만 남아있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이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기도 하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반면 <직지>가 고려시대 백운화상이 선불교의 정수를 담아 저술한 불교서적이며 성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대중들은 많지 않다. <직지>의 무궁무진한 가치 중에서도 어찌보면 핵심적일 수 있는 부분임에도 사실상 조명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직지>는 고려 시대 백운화상의 한평생 수행의 결실이 담긴 책이다. 이를 법맥으로 전승하기 위해 경전과 선어록 등에서 핵심을 추려 저술했고 제자들이 금속활자에 새겼다. 과거 7불과 서천의 조사, 중국 조사들의 선기가 담긴 어록들이 깨달음의 지침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불자들조차 성보로서 <직지>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다. 불교계가 <직지>에 너무 무심했던 것이 아닐지 돌아봐야 한다. 선불교의 언어는 대중들이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말 번역을 토대로 대중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외국의 관심도 주목해야 한다. 각국 언어로 번역해 더 많은 세계인들이 <직지>에 담긴 본질을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같은 노력이야말로 한국불교 세계화를 견인하는 굳건한 토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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