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이 성범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前이사장 법진 스님을 다시 이사장으로 선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참담한 일이다. 선학원 前 이사장 법진 스님은 이미 3선 이사장으로, 임기 중 유례없을 정도로 선학원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혼란을 초래한 당사자로 꼽힌다.

개인적인 비위인 성범죄에도 선학원 이사장을 유지하면서,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을 뿐 아니라 이 때문에 어린이집 재수탁 심사에서까지 탈락하는 참사를 빚었다. 이 과정에서 청정승풍을 수호하고 정화의 산실 역할을 했던 선학원의 대외적 위상은, 성범죄자 이사장이라는 낙인으로 바닥까지 추락했다. 

이사회가 법진 스님의 재선출을 시도한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사태라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선학원 이사회는 창건주·분원장 스님들로부터 선학원을 잘 운영하고 이끌어야 할 책무를 위임받은 이들이다. 정관을 무시하고 밀실행정으로 분원관리규정을 입맛대로 뜯어 고치는가 하면, 이를 무기삼아 창건주·분원장 스님들을 옭죄는 행위들은 현재의 이사회가 심각한 수준에 직면해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선학원을 작금의 지경으로 내몬 前이사장을 다시 재선출하려는 움직임은 그야말로 직무유기다.

“지금 이사회가 해야 할 일은 ‘최종진(법진) 4선 이사장 재선출’ 시도가 아니라 ‘이사 자격 박탈’이다. 이사의 자격은 정관에 명시된 바와 같이 ‘덕망이 높은 승려’여야 하기 때문이다.”

창건주·분원장 스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더 이상 선학원이 또한번 퇴보의 길을 걷는 계기를 만들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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