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수행자들의 신심과 원력이 오롯이 담긴 금강산 옛 순례길이 복원된다는 소식이다. 옛 스님들의 순례길이 복원된다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보다 더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은 이 순례길이 남과 북을 하나로 잇는 평화의 길이라는 점이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고성군과 함께 추진하는 금강산 순례길 복원사업은 남북 협력사업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현재 단절되고 혼란스러운 남북관계 속 돌파구를 만드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다. 무엇보다 그 의미가 남다르며 현실화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금강산 순례길 복원 사업은 남과 북의 합의를 거친 후에야 진행될 수 있었던 이전의 교류협력 사업과 달리, 금강산을 향하는 남측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조사·복원해 기본토대를 다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거점지역 중에는 고성 건봉사는 물론, 고성군 민통선 내 폐사지인 조제암터도 포함돼 있다. 큰틀에서 조제암터의 복원이 후속계획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유다. 이를 위해 민추본은 고성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가운데, 건봉사와 불교문화재연구소, 동국대 북한학연구소 등 유관기관과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 

북측 입장에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북한은 지속가능한 사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의 열망이 높기 때문이다. 때문에 향후 남북관계가 해소될 경우 금강산 순례길 복원사업은 북측과의 또다른 협력사업으로 대폭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강산 옛 순례길 복원이 남북간 경색국면을 해소하는 물꼬가 되는 것은 물론, 나아가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교류를 지탱하는 토대로 나아가길 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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