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발의 전통을 지켜온 남방불교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시름하고 있다. 사찰 운영의 근본적인 토대인 탁발공양 자체가 불가능해지면서, 스님들의 생계는 물론 수행을 지속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방불교 전통에 따르면 스님들은 공양물이 아닌 음식을 스스로 만들어 먹지 못하며 공양을 요구할 수 없다. 따라서 탁발공양이 급감하면서 스님들의 생계는 물론, 사찰 운영 및 사찰 차원의 사회적 회향인 복지사업에도 심각한 위기가 닥쳤다.

이에 로터스월드와 전국비구니회가 위기에 처한 남방불교 스님들을 위한 긴급캠페인 ‘탁발이 어려워진 불교국가 스님들의 발심출가를 지켜주세요’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한국불교계의 정성을 모아 남방불교 수행전통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최근 로터스월드와 전국비구니회는 캄보디아와 라오스, 미얀마 사찰을 위한 1차 긴급지원을 진행했다. 지난 6월 14일 캠페인을 시작한 지 꼭 한달 만에, 한국 사찰과 불자들이 모연한 후원금으로 사찰 4곳에 쌀과 라면, 생필품 등을 지원한 것이다. 

지원금은 현지 사찰의 사정에 맞게 분배해 로터스월드 현지 지부를 통해 현금으로 전달됐고, 각 지부는 지원금으로 쌀과 라면, 설탕과 식용유, 비누 등을 현지 구매해 사찰에 지원했다. 

이번 지원을 통해 3개국 4개 사찰이 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사찰들이 산적해 있다. 캠페인을 통한 모연 동참이 지속돼야 하는 이유다. 한국불교계의 자비온정이 위기에 처한 남방불교 승단의 더 많은 사찰로 가 닿길 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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