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 초복을 지나 7월 21일 중복이 왔다. 삼계탕 등 보양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의 오랜 문화이자 세시풍속이다. 대부분 닭백숙이나 삼계탕을 먹지만 선조들은 보신탕을 즐겨먹었다. 복날의 이름 자체도 사람인(人) 변에 개견(犬)을 붙여 쓴 복(伏)이다. 최근에는 삼계탕 대신 몸에 좋은 다양한 음식을 먹는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교환경연대가 말복인 8월 10일까지 삼계탕과 같은 육식 보양식 대신 채소로 만든 채계장 등을 먹자는 복날 채식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만연된 공장형 축산시스템은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다. 가축을 생명이 아니라 공장의 제품으로 취급하는 공장식 축산업은 환경파괴와 자원 소비를 가속화한다. 광우병부터 조류 인플루엔자 등 현대사회에 유행하는 인수공통전염병의 배경도 공장식 축산시스템에 있다. 

생태위기와 기후위기는 물론 대량식육 소비문화에서 직면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복날 만큼은 채식문화로 불자들 식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들은 무엇보다도 오계의 으뜸인 불살생계를 이해하고 삶의 지남(指南)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에게 뭇생명을 해칠 권한을 받은 타종교의 교리보다 불자들이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는 것은 이러한 가르침이 수승함을 알기 때문이다. 불살생계를 평소에는 지키지 못하지만, 복날이라고 하여 애써 파할 이유가 있을까. 

채식을 활용한 복날 식문화를 불교계가 이끈다면 이는 불교 가르침을 실천하는 또 다른 기회이자, 불교 가르침을 일반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복날 채식 식단을 개발하여 새로운 문화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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