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생활습관을 바꾸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을 21일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1만일 동안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하루하루 일상 속에 쌓여 습이 되고 성격과 태도에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삶 그 자체로 습합될 것이다. 1만일은 개월로 환산할 경우 27년 5개월에 달하는 긴 시간이다. 

불교에서 기도를 할 때 삼칠일(21일), 100일, 1000일 등 기간을 정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매일매일 지속하는 기도의 힘으로 삶의 변화를 이끈다는 의미가 담겼다. 불교계에서 진행 중인 만일결사에 새삼 주목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990년대 정토회와 전국염불만일회를 비롯, 각 사찰이 만일결사에 돌입했다. 한국불교 신행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물론, 새로운 불교를 주창하는 선언에 다름 아니었기에 불교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21년 현재, 만일결사는 여전히 지속 중이다. 

한발 더 나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거리두기, 비대면 문화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만일결사는 이제 일상 속 수행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스스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공간의 제약 또한 없다. 각자의 공간에서 결사에 동참하되 함께 같은 목적을 지향하는 결사도반들이 원력을 모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루가 모여 100일이 되고 100일이 모여 1000일이, 1000일이 모여 1만일이 된다. 한가지 결사를 선택해 하루 30분, 1시간이라도 실천한다면 100일 뒤, 1000일뒤 삶은 예전과 분명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시대, 모두가 힘든 시기. 한국불교 전통을 잇는 만일결사로 나와 주변의 삶을 변화시키는 첫발을 내딛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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