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보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박윤미 지음/ 메이킹북스 펴냄/1만 4800원
박윤미 지음/ 메이킹북스 펴냄/1만 4800원

“네가 나보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내 자신보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이렇게 기꺼이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바로 세상 모든 엄마들이다. 그처럼 이 책은 삶과 세상에 대한 고민을 엄마의 따뜻한 마음으로 어루만지고, 용기를 전해준다. 때로는 따끔한 말 한마디와 조언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정확한 시선을 제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따뜻한 포옹으로 상처받은 마음을 안아준다.

저자 박윤미는 결혼 후 수년간 전업주부로 살다가 뜻한 바 있어 한의대에 뒤늦게 입학해 한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세 아이의 어머니로 살면서, 보건소 한방진료실에 찾아오는 환자의 마음과 몸을 치유하는 한의사로 살면서, 그동안 겪은 현실과 만나는 사람들과의 경험을 통해 하루하루 단단해지는 삶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

20대에 대승불교양우회에 입문해 부처님 법문을 배웠고, 부처님 가르침을 삶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과정서 알게 된 위대한 불교의 가르침을 세상에 알리고자 저술하게 되었다. 불교는 비현실적이고, 허무적이며, 정적이고, 역동적인 종교라는 사실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는게 저자의 출간 취지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은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저자의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부처님 가르침은 저 멀리 산속에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현실의 삶 속에 공부하고 실천하는 과정서 만날 수 있음을 책 속의 모든 문장서 확인할 수 있다.

책에서 나오는 엄마의 말은 이렇다. “맞아. 대부분 사람들은 각자 마음 쓰면서 살아온 방식이 굳어져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니까, 행위 저변에 깔린 마음을 의식하지 못해. 그래서 자신을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단다. 잠들기 전에 하루 동안의 만남을 떠올리면서 네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을 돌아보는 거야.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했는지를 말이야. 처음에는 네가 했던 모든 언행이 완벽했다는 생각이 들 수 있어, 심지어 상대의 잘못만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해. 엄마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매일 하다 보면 미처 몰랐던 네 마음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할 거야.”

또다른 엄마의 말이다. “엄마가 학생 시절, 장애인 시설에 의료 봉사를 다닌 적이 있어. 당시에 부모, 형제가 있는데 버려진 사람들은 법적 보호를 못 받기 때문에 더욱 열악한 시설에 살고 있었어. 그런데 그런 시설 이름엔 꼭 ‘희망, 소망, 사랑, 행복’과 같은 단어들이 들어가 있는 거야. 세상 가장 밑바닥에 행복이라곤 털끝만치도 없어 보이는 곳에 정반대의 뜻을 지닌 이름들이 붙어 있었던 거지. 왜 이런 얘기를 하냐면, 네가 앞으로 말이나 단어에 속지 않고 살았으면 해서야. 진짜 희망은 정확하게 아는 데서 출발하는 거야.”

엄마인 저자의 주옥같은 경험과 깨달음을 눈높이를 자녀에게 맞춰 삶의 지혜를 정리해 놓아 이해하기 쉬운 것은 물론 마치 우리 엄마가 곁에서 조언해주는 것 같은 친근감도 느껴진다.

이 책은 이처럼 총 4개의 장에서 청춘들의 삶과 고민을 담아낸다. 삶을 살아내느라 진짜 살 시간이 없어진 현대인의 모습, 온갖 불합리한 현상들이 난무하는 사회,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는 관계들…. 이토록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을 살아가야 할 청춘들에게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고 길을 제시한다. 또한 이 책은 엄마와 자녀들이 나누는 대화 형식으로 구성돼 있고, 현실적이고 쉬운 언어로 서술돼 불교에 관심 있는 초보자들에게 권하기 좋다. 이 책에 수록된 30편의 글은 아이들이 세상을 마주하며 궁금했던 이야기를 질문하고, 엄마와 대화를 나누면서, 삶을 탐색하고 불법을 알아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누구나 읽어도 세상살이에 유용할 것 같다. 젊은 세대에게는 살면서 직면한 문제들을 깊이 사유하고, 그 답을 얻는 과정에 큰 도움을 주어서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자녀에게 불교를 전해주고 싶은 부모 세대에게도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불교를 먼저 공부한 선배로서, 세상의 풍랑을 앞에 둔 청춘들에게 부처님 법을 소개하고 싶었다. 나에게 젊은날의 병고가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축복이었다. 불교를 기초부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라며 “불교는 세상속에서 사랑과 청취를 즐기면서도 진리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주는 종교였다. 이토록 경이로운 불법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주일 기자

▲저자 박윤미는?

서울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수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결혼 후 수년간 전업주부로 살다가, 다시 한의학 공부를 시작해 대전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현재는 보건서 한방진료실 한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 교육에 관심이 있어 다년간 진로지도 교육 강사로 활동했고, 4년간 중고등학교서 인성 교육 프로그램 강사로서 ‘바람직한 언어생활’과 ‘소중한 생명 건강 정신’ 등을 주제로 강의햇다. 또한 중고등학교에서는 금연 프로그램 강사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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