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여행 마음

“날마다 되풀이 되는 평범한 일상이 바로 기적”
우리마음 그릇에 무엇 담느냐에 따라 삶달라져

글 김충현 지음/그림 고성원/인북스 펴냄/1만 5천원
글 김충현 지음/그림 고성원/인북스 펴냄/1만 5천원

이 책은 순진무구한 동자승과 지혜로운 스승의 문답을 엮은 선만화 형식의 에세이집이다. 옛 선사들의 화두를 오늘의 삶과 생활 방식에 맞춰 재구성한 1~3컷짜리 그림을 통해 마음의 속성은 무엇인지, 어떻게 마음을 닦아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지 명상 여행을 떠난다. 5개의 장으로 나뉜 95개 꼭지의 예화에는 선지식들의 시대를 뛰어넘는 깨달음과 촌철살인의 지혜가 담겨 있다. 나는 왜 행복하지 못한지, 왜 삶은 늘 무가치하고 고통스럽기만 한지 번민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 치유를 위해 기획된 이 책은, 해학적이고 기지에 넘치는 삽화를 대하며 스스로 삶의 의미를 찬찬히 음미하면 진정한 행복은 내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예화와 함께 덧붙인 간결한 풀이가 맑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꾸어 가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머릿속에 저절로 생각 등불 켜지는 명상여행

행복의 길을 찾아 떠나고 싶다면 우선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마주하다’ ‘들여다보다’ ‘내려놓다’ ‘일깨우다’ ‘심다’ 등등, 마음 여행 과정을 모두 다섯 단계로 나누어 깨달음의 예화를 제시한다. 각각의 예화마다 만든 사람의 의도와 시대 배경에 따라 담은 교훈적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떤 관점서 접근해도 삶을 통찰하는 훌륭한 지혜를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지나간 과거에 집착해서 지금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내일 무엇을 해야 할지 걱정하느라 정작 오늘을 그냥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과거든 미래든 행복하려면 오늘 하루하루가 좋은 날이어야 하고, 과거로 말미암아 오늘이 있고 오늘이 있어서 내일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처한 현실이 고달프다고 아무렇게나 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소중하고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평범한 일상이 바로 기적이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데서 행복이 깃든다는 진리를 깨닫는 마음이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 이 책이 제시하는 중요한 가르침이다.

나를 알아야 주인공으로 살 수 있다

나는 본래 어떤 존재인지 잘 아는 방법은 무엇인가? 어리석음서 비롯되는 편견과 집착을 내려놓고 찬찬히 자신의 마음을 살피면서 본래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애쓰는 것이다. 무심하지만 막힘없이 탁 트인 하늘처럼 마음속을 깨끗하게 비우고 욕망을 내려 놓으면 의연하고 당당한 나의 진면목을 알 수가 있다. 헛된 욕심에 물들기 이전의 맑고 깨끗한 마음자리, 다른 이들이 어려운 것을 보면 그냥 넘기지 못하는 자비로움, 아름다운 것을 보면 감동할 줄 아는 순수한 마음, 이런 마음을 지닌 존재가 바로 본래 타고난 내 모습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본래 모습을 잊어버리지 않으려 부단히 애쓰는 마음 자세가 삶을 지혜롭고 평온하게 꾸려가게 한다.

내 마음 향하는 곳에 행복이 존재한다

유리병에 꽃을 꽂으면 꽃병이 되지만 쓰레기를 담으면 쓰레기통이 되듯, 우리의 마음에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탐욕과 분노의 마음을 일으키면 지옥을 헤매게 되고, 사랑과 배려의 마음을 열면 봄바람이 부는 행복한 세상을 만난다. 스스로 마음을 여닫기에 따라서 천국과 지옥, 행복과 불행이 만들어진다. 얼음과 같이 차갑다가도 용광로처럼 뜨거워질 수 있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그리고 내 마음의 문을 어느 쪽을 향해 여느냐에 따라 순식간에 천국과 지옥이 교차한다. 내 마음이 가는 그곳에 세상이 존재하고 의미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소 타고서 소 찾고 있음 깨닫는 것이 명상 목적

누구나 찾아 헤매는 행복이나 진리는 내 마음을 벗어나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지닌 마음이 가장 지혜로운 행복의 씨앗이다. 세상 모두가 옳다고 하는 것도 내가 믿지 못하고 공감할 수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으며, 남들이 아무리 나에게 행복한 사람이라 해도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면 어찌 행복하겠는가. 행복의 파랑새는 먼 곳에 있지 않고, 나의 집 창가에 살고 있다. 날마다 되풀이되는 평범한 일상이 바로 기적이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내 안에 있는 희망을 일깨우며 살아가는 것이 행복을 부르는 지름길이라는 마음가짐이 이 책이 강조하는 소중한 덕목이다.

▲저자 김충현은?

성균관대 철학과를 졸업했고, 동국대 대학원 불교학과 박사과정을 수학했다. 논문으로 〈승조(僧肇)의 보편적 인식체계연구〉 〈달라이 라마, 그는 누구인가〉가 있다. 또한 저서로는 달라이 라마의 가르침이 담긴 〈당신의 적이 당신의 스승입니다〉 〈하바드의 달라이 라마〉 〈쿤둔〉 〈네발 달린 명상가〉 〈자비 명상〉 등이 있다. BTN 불교TV 프로듀서를 거쳐 현재는 BBS 불교방송 춘천총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림 그린 고성원 작가는?

서울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한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암각화에서 이중섭까지〉 〈선암사 연두 꽃잎 개구리〉 〈이솝우화로 배우는 경제〉 〈지치고 힘들 때 읽는 책〉 등의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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