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읽으며 깨쳐 가는 금강경

금강경 번역 자체가 곧 해설서 역할
​​​​​​​나마스떼코리아 회원 공부한 결과물

하도겸 외 8인 지음/운주사 펴냄/1만 6천원
하도겸 외 8인 지음/운주사 펴냄/1만 6천원

이 책은 단순한 번역서가 아니라 당시 세존과 수보리장자의 대화를 현대적으로 살린 해설서이다. 기존의 해설서들은 원문 번역을 읽고, 다시 어렵고 심오한 개념이나 경문에 대한 해설을 읽어야 하는 번잡함이 있었다. 금강경을 이해하려고 해설서를 보는데, 다시 그 해설까지 공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번역과 해설을 두 가지로 나누지 않았다. 번역 경문을 현대 우리 한글로 매끄럽고 편하게 해석해서 번역 자체가 그대로 해설서 역할을 한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으로, 새롭게 해설번역서를 낸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제목이 ‘술술 읽으며 깨쳐 가는 금강경’이다.

불자와 이웃 종교인이 함께 만들어

이 책은 나마스떼코리아의 회원들이 함께 모여 공부한 결과물을 엮은 것이다. 나마스떼코리아는 주로 히말라야문화권에 관심을 가지고 교류와 지원을 하는 NGO로, 대부분 기부금의 30% 이하만 현지에 도달하는 것을 보고 80% 이상을 목적 사업에 쓰기 위해 만든 단체이다.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회원들은 매주 금강경을 읽으며 의미를 나누고 토론을 하였는데, 이 책은 이렇게 탄생한 일종의 집단지성의 결과물이라고 하겠다. 이 모임에는 불교인뿐만 아니라 천주교 등의 타 종교인들도 함께 참여했는데, 이 책이 이렇게 완성되기까지는 이들의 활약이 컸다.

우리말의 맛과 멋 살려 유려하게 번역

한자와 달리 한글에는 과거, 현재, 미래의 시제는 물론이고 인간 사이의 존경과 관계에 따른 미세한 차이를 담은 뉘앙스까지 잘 나타낼 수 있는 단어와 문체들이 많다.

이 책은 오랜 시간 다양한 수준의 역주자들이 번역에 참여하면서 이런 우리말의 장점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었다. 금강경을 설할 당시의 분위기, 부처님의 의지, 부드러운 말씀의 아름다움을 포함하여 뉘앙스까지 살리고자 하였다. 이로서 우리는 당시 기원정사의 금강경 회상(법회)에서처럼, 참여한 사람들이 바로 깨치는 금강경으로 한발 나아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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