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보현사 3월 30일 첫 추모재 개최
보현사 독립운동기록물 공개
<선문염송>에 ‘국민회보’ 등
한 장의 종이에 등사 기록돼
‘고종 독살설’ 등 내용 담겨

엄혹했던 일제강점기, 대구 동화사 지방학림 소속 학승들은 동화사 심검당에서 비밀리에 만세운동을 열기로 결의했다. 이들은 동화사 포교당인 조선선종경북포교당(현 보현사)에서 태극기를 만들고, 1919330일 대구 덕산정 시장에서 독립만세운동을 펼쳤다. 만세운동 직후 1동화사 학승들은 왜경에 체포돼 옥고를 치렀다. 대구 최대 만세운동을 주도한 학승에 대한 정확한 법명은 남아있지 않다. 다만, 일제 공판 기록에 속명이 기록됐는데 윤학조·김문옥·허선일·이보식·이기윤·김윤섭·김종단·이성근·권청학·박창호 스님 등 10명이다. 대구 만세운동을 주도한 동화사 10인 학승들의 독립만세운동 정신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102년 만에 열렸다.

대구 동화사 포교당 보현사(주지 지우)330일 일주문 앞 광장서 1회 동화사 학승 대한독립만세운동 추모식을 봉행했다.

‘3.1 독립선언 역사의 현장! 동화사 포교당 보현사에서 꽃피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추모식은 102년 전 열린 대구 만세운동을 주도한 동화사 학승 10명과 3000여 명의 운동 참여자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보현사 회주 자광 스님, 대응사 주지 현장 스님,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 노무순 광복회 대구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보현사 주지 지우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태극기를 높이 올린 애국심이 있기에 지금 후손들이 자유의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순국선열들이 없었다면 백의민족은 노예가 됐을 것이라며 총칼이 자신의 가슴을 뚫는 한이 있더라도 덕산정 시장에서 사자후를 했던 10분의 스님과 한 생을 바친 유명무명 독립투사들께 백만 번 천만 번 땅바닥에 이마를 대며 예경을 올린다고 추모했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102년 전 대구 최대 만세운동이 동화사 학인 스님들의 주도로 이루어 졌다. 이번 추모식이 당시 학인 스님들의 항일정신을 재조명하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추모식 이후에는 보현사 대웅전에서 발견된 새로운 독립운동기록물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이 기록물은 현재는 영천 용화사로 이건된 보현사 대웅전 불단에서 발견된 <선문염송>에서 발견된 등사본으로 1919조선독립신문국민회보가 한 장에 등사돼 있다. 크기는 세로 22.0cm, 가로 31.4cm로 종이 두 장을 이어 붙였으며, 국한문이 혼용돼 있다. 두 기록물이 한 장의 종이에 등사된 것은 국내에서 최초 발견이다.

등사본 신문에는 민족대표 33인 등이 태화관에서 조선독립선언서를 발표하고 종로경찰서에 구인됐다는 내용과 2,000만 민족이 마지막 1인까지 남게 되더라도 절대 난폭하거나 파괴적인 행동을 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비폭력 운동 방침이 실려 있다.

또한 아태행태상황제폐하(我太行太上皇帝陛下) 붕어(崩御)에 원인(原因)’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일제에 의한 고종의 독살설을 제기하고, ‘가칭선일동화(假稱鮮日同和)함을 증명(證明)한 역적(逆賊)이라며 귀족 대표 이완용 등 6인을 지목하고 있다.

한편, 대구 보현사와 영천역사박물관은 전시, 학술, 교육, 독립운동사 등의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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