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사제십육행상(四諦十六行相)

현실세계는 번뇌[惑]를 연(緣)으로, 신구의(身口意) 3업인(業因)을 지어, 고과(苦果)를 받는 혹업고[惑業苦, 곧 연인과(緣因果)]의 반복이다.

사제의 고집(苦集)은 ‘미계(迷界)인과[연기의 입장에서 본 범부의 삶]’ 곧 유전(流轉)인과로, 표면적 현상인 고과(苦果)의 심층적 원인인 집인(集因)은 3애[三愛; 欲愛·有愛·無有愛] 또는 3독[三毒; 貪瞋痴], 한마디로 무명업(無明業)이라는 것이다.

사제의 멸도(滅道)는 ‘진리를 깨닫는 세계[悟界]의 인과’ 곧 환멸(還滅)인과로 고를 멸[滅苦]하려면 중도인 8정도(正道), 한마디로 정견[正見, 明]을 닦는다. 이는 곧 수도증멸(修道證滅)하는 현성[賢聖; 현자와 성인]의 삶으로, 밝은 지혜를 연(緣)으로 청정한 행[淨行因]을 지어, 열반의 락과(樂果)를 얻는 것이다. 즉 범부의 혹업고를 현성의 명행락(明行樂)으로 바꾸는 것이다.

근본불교의 수증체계는 3현4선근[三賢四善根, 七方便]의 현위(賢位)를 거쳐, 사향사과(四向四果)의 성위(聖位)에 이르는 것이다.

삼현은 오정심관(五停心觀)·별상념주(別相念住)·총상념주(總相念住)이다. 오정심관은 거칠고 강한 5장애(障?)의 정지(停止)를 위해 닦는 5관(觀)인, 부정·자비·인연·계분별·수식관(不淨·慈悲·因緣·界分別·數息觀)이다. 별상념주는 신·수·심·법(身·受·心·法)을 각각 부정·고·무상·무아(不淨·苦·無常·無我)라 별관하는 사념주관(四念住觀)이고, 총상념주는 사념주(四念住) 전체를 무상·고·공·무아라 총관한다.

4선근은 난·정·인·세제일법(煖·頂·忍·世第一法)이며, ‘견도무루지[見道無漏智; 견도 이상 성자의 번뇌 없는 지혜]를 발득(發得)할 선근’의 뜻이다. 4선근을 4행제(行諦)라고도 하는데, ‘사제(四諦)를 관할 때 각 4행상씩 총 16행상[四諦十六行相]’을 두루 거친다는 뜻이다.

<초전법륜경>에 고집멸도(苦集滅道)의 4행(四行)을 각각 3전(三轉)해 3전12행으로 설하였다. ‘이것은 고(苦), 고의 원인, 고의 소멸, 고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다’라고 한 번 굴리고[初轉四行; 示轉], ‘고를 응당 알고[應知], 집을 응당 끊고[應斷], 멸을 응당 증명하고[應證], 도를 응당 닦아야 한다[應修]’로 2전[二轉四行; 勸轉]하고, ‘고를 이미 알고[已知], 집을 이미 끊고[已斷], 멸을 이미 증명하고[已證], 도를 이미 닦았다[已修]’로 3전[三轉四行; 證轉]하였다. 여기서 초전은 4선근의 세제일법에서 단혹[斷惑; 혹을 끊음]의 무간도(無間道)를 지나 증리[證理; 진리를 증명함]의 예류향[豫流向; 四向四果 聖位의 처음]에 들어가는 견도(見道), 2전은 예류과(果)에서 아라한향(阿羅漢向)에 걸친 수도[修道; 有學道의 漸修], 3전은 무학도[無學道; 阿羅漢果]에 해당한다. <구사론(?舍論)> 23권에 4성제를 관찰하여 16행상을 닦는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러한 난선근[煖法]의 상태가 오래 지속하기 때문에 능히 4성제의 경계를 관(觀)하며, 16행상도 함께 닦는다. 고성제를 관하며 4행상을 닦으니, 1) 비상[非常; 5취온 등의 제법(諸法)은 생멸], 2) 고[苦; 변괴 핍박의 성질], 3) 공[空; 실체성 없음], 4) 비아[非我; 나 혹은 내 것이 아님], 집성제를 관하며 4행상을 닦으니, 5) 인[因; 혹업(惑業)은 고과(苦果)의 원인], 6) 집[集; 혹·업이 동등하게 결합], 7) 생[生; 고과를 상속케 함), 8) 연[緣; 고과의 조건], 멸성제를 관하며 4행상을 닦으니, 9) 멸[滅; 오취온의 상속이 다함], 10) 정[靜; 번뇌 없음], 11) 묘[妙; 일체 환난 없음], 12) 리[離; 고를 벗어남], 도성제를 관하며 4행상을 닦으니, 13) 도[道; 멸에 들어가는 길], 14) 여[如; 정리(正理)에 맞음], 15) 행[行; 열반으로 향함], 16) 출[出; 생사고를 결정코 뛰어넘음]이다.

<阿毘達磨?舍論 T1558_.29.0119b14-b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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