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상륙한 일본인 스님 기려

공인 기념식에서 공인서를 전달하는 노무라 상파울로 시의원. 사진출처=닛케이 신문

브라질에 최초로 불교를 전한 일본인 스님을 기려, 상파울로시가 기념일을 제정했다. 10월 20일 일본의 ‘닛케이 신문’은 현지에서 열린 기념일 공인식의 모습을 보도했다. 지난 10월 18일, 상파울로시 빌라 마리아나구에 소재한 닛쿄지(日싱寺)에선 ‘브라질 불교 초조(初祖)의 날(Dia do Padroeiro do Budismo no Brasil)’ 제정을 공인하는 공인기념식이 봉행됐다.

10월 18일 공인기념식
이바라키 닛스이 스님
50주년 기념법요 겸해

이번 기념식은 기념일의 주인공인 이바라키 닛스이 스님(1886-1970)의 50주기 기념법요식과 함께 진행됐다. 닛스이 스님은 법화신앙을 근간으로 하는 본문불립종(本門佛立宗) 스님으로 22세에 브라질에 입국 후 63년간 입적에 들 때까지 전법활동을 펼쳤다.
스님은 태평양을 넘어선 땅에 불법을 전하라는 은사의 부촉을 받고 브라질 최초이민자인 781인의 일본인들 중 한 명으로 브라질에 도착했다. 1908년 6월 18일 브라질 산토스 항에 입항한 스님이 하선자 명부의 직업란에 ‘승려’라고 쓴 것이 브라질에 최초로 상륙한 불교 출가자의 증거로 전하고 있다.
스님은 생전 브라질 각 지역에 7곳의 사찰을 건립하고 제자들과 신도를 양성했다. 또 뒤따라 포교를 위해 입국한 일본인 스님들을 지원하는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등, 브라질에 불교가 전해지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7월 닛스이 스님의 제자들과 현지불교계의 꾸준한 노력 끝에, 상파울로시는 닛스이 스님의 업적과 입국기록 등을 근거로 브라질 불교의 ‘초조(Padroeiro)’라는 칭호를 공인했다. 브라질 역사교과서에서도 불교의 첫 전래자로 닛스이 스님이 게재될 예정이다. 칭호 공인이라는 결과에 힘입어 일본 이주민의 후손인 노무라 아우렐리오 시의원이 상파울로 시의회에 기념일 제정에 관한 결의안을 상정, 지난 1일 시의회가 최종적으로 결의안이 가결됐다.

기념일은 스님이 최초로 상륙하고 예불을 모셨던 6월 18일로 정했으며 이름은 ‘브라질 불교 초조의 날’로 제정됐다. 시의회측은 “닛스이 스님은 생전 희생적인 기여로 브라질에 다양하게 공헌을 세웠다. 이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결의안을 가결한다. 이번 기념일은 브라질 불교에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념식에선 결의안을 상정한 노무라 시의원이 직접 본문불립종 일본교구장인 다카사키 닛켄 스님에게 기념일 공인 인증서를 전달했다. 기념식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한의 인원만이 참석하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중계됐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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