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퍼스트’ 넘어 ‘디지털 온리’로 변화중
M·Z세대, 유료 콘텐츠 결제에 거부감 적어
동영상 중심 맞춤형 콘텐츠 제작에 전력해야
소셜미디어를 필수 유통채널로 인식·활용을

그림 최주현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사망자 수는 1백만 명에 근접하고 있고, 보고된 감염자 수는 3천 1백만 명 이상이다.” 

이 짤막한 소식은 9월 22일자 뉴욕타임즈의 인스타그램이 전하는 뉴스이다. 그로부터 몇 시간 후 뉴욕타임즈는 워싱턴 D.C.의 기념비 앞 광장 잔디밭에 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도하기 위해 20만 개의 성조기가 꽂혔다는 뉴스를 1장의 사진과 함께 역시 인스타그램에 포스팅하고 있다. 순식간에 수만 명이 ‘좋아요’를 눌러 공감하고 수천여 명이 댓글로 참여한다. 국내 어떤 언론도 보도하지 않은 시점에 한국의 평범한 뉴스이용자는 한 해외 언론이 전하는 지구 반대편의 뉴스 속보를 접하고 있다. 그것도 신문도, 방송도 아닌 SNS를 통해.

언론의 환경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뉴스 생산의 주체가 다양화하고 있고, 유통 창구가 확대되고 있다. 언론은 뉴스의 생산-유통-이용의 모든 단계에서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언론은 위기인가? 불교 언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먼저 미디어의 환경 변화부터 살펴보자. 첫째, 신규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과 이용의 증가이다. 1인 동영상 미디어 유튜브의 이용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확산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OTT를 포함한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은 47%에 달한다. 

둘째, 미디어 이용 행태의 변화로서, 모바일 이용의 확산이다.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포털 이용률은 81%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미디어 기기별(TV, PC, 모바일) 이용시간 비율에 있어서 베이비붐 세대(만 54세 이상)의 TV 이용이 70%로 아직 높은 비중을 가지지만, 밀레니얼 세대(만 24~37세)와 Z세대(만 23세 이하)에 있어서는 35%선에 그치고 있다. 반면 M·Z세대의 모바일 이용률은 45% 정도의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어 모바일 이용의 확산 트렌드가 강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디지털 콘텐츠 유료 시대의 도래다. 콘텐츠는 무료라는 시대가 지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성인의 절반이 평균 2개의 온라인 미디어를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기호에 맞는 양질의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의사가 일반화하고 있는 것이다. 

넷째, 소셜미디어 이용의 확산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의 SNS 서비스를 통한 뉴스 이용률이 전 연령대 평균 11%에 달하는데, 20대의 경우에는 22%로서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SNS를 통해 뉴스를 공유하고, 뉴스댓글 공감 표시를 하는 등 소셜미디어는 주요 뉴스 이용 매체의 하나가 되었다.

다섯째, 전통 매체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인구 분포 상 디지털 네이티브, 즉 디지털 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의 증가함에 따라 TV의 이용이 감소하고 있다. 뉴스 이용에 있어서도 55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디지털뉴스 대 TV뉴스 의존도의 비율이 7대 2로 나타나 TV 이용률의 감소를 확인할 수 있다. 신문의 이용률도 크게 감소해서 10명 중 1명만이 종이신문을 이용하고 있다. 

열거된 미디어의 환경 변화의 밑바탕에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진화하는 미디어 패러다임 전환이 깔려 있다. 즉, 지금의 미디어 환경은 디지털 전환기를 지나고 있는 중이다. 전환의 시기는 미디어를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한다. 미국의 뉴욕타임즈나 영국의 가디언은 그 갈림길에서 선도적이고 도전적인 혁신의 몸부림을 친 결과 디지털 전환의 성공모델이 되었다. 

이미 2014년 뉴욕타임즈는 잘 알려진 혁신보고서에서 디지털을 최우선으로 하는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전략을 수립하여, 뉴스룸을 종이신문에서 디지털 우선 조직으로 개편하였다. 독자전략의 중심에 디지털 네이티브를 설정하는가 하면, 디지털 인재의 채용, 디지털 플랫폼 중심의 뉴스선정과 기사배치, 시각물과 동영상의 강화 등 혁신의 중심에 디지털이라는 키워드를 위치시켰다. 결과적으로 전체 독자의 80%가 디지털 유료 구독자라는 성공을 이뤄냈다.

디지털 전환기를 맞아 불교 언론에도 변화가 요구된다. 어찌 보면 불교 언론의 환경 조건은 일반 언론만큼 최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불교 언론에는 ‘불자’라는 확실한 독자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둘째, 불교 언론은 ‘불교’라는 핵심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셋째, 불교 언론은 ‘불교에 특화한 전문 매체’라는 점이다. 이 세 가지는 불교 언론의 경쟁력이자 생존력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기회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불교 언론은 디지털 전환기에 위기를 극복하고 혁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전통적 미디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야 한다. 신문은 종이를, TV는 수상기를 잊을 수 있어야 한다. 전략 수립 단계에서 만큼은 오로지 디지털이어야 한다. 언젠가는 디지털 퍼스트의 시대도 저물고,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용해되어 하나로 융합하는 ‘디지털 온리(Digital Only), 즉 디지털만의 시대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1인 미디어를 포함한 동영상 콘텐츠에 주목해야 한다. 미디어 이용 행태의 변화로 동영상 콘텐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별도의 전문 인력과 팀을 운영하여 전문성을 높여가야 한다. 셋째, 디지털 네이티브의 증가에 주목하여야 한다. 디지털 세대는 다른 것을 찾고 다르게 읽는다. 콘텐츠의 유료화에 거부감을 갖지 않는 특성도 보인다. 따라서 콘텐츠의 생산, 유통, 판매에 있어서 이들을 겨냥한 맞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넷째, AI 기반으로 독자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하여 활용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충성도 높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관리해야 한다. 축적된 독자 데이터는 장기적으로 볼 때 콘텐츠 유료화로 연결되는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교 언론은 소셜미디어를 필수적인 유통채널로 인식하고 활용하여야 한다. 소셜미디어는 저비용으로 콘텐츠를 공유하고 개인의 참여를 유발함으로써 언론과 독자 사이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유용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화행 동명대 교수

이탈리아의 베수비오 화산은 유럽의 가장 위험한 활화산으로 꼽힌다. 학자들은 이 화산이 향후 10년 안에 폭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폴리 만의 장대한 조망을 즐기고자 위험한 그 곳에 집을 짓는다. 그들을 위험지역에서 이주시키려는 로마 정부의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이런 행동의 원인을 ‘경험장애(Experience Bias)’라고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결정권자들이 개연성을 정확히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 개인적 경험이 없는 한 그 위험을 무의미하다고 간주해버리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기를 맞은 불교 언론계에서는 이런 경험장애 현상이 나타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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