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정예고… 보유자엔 김경호 원장

불경을 필사는 사경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사진은 경을 필사하고 있는 모습.

불교 경전을 널리 전하기 위해 옮겨 적는 기술인 사경(寫經)’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사경장(寫經匠)’을 국가무형문화재 신규 종목으로 지정하고, 김경호 화엄사 전통사경원장을 보유자로 인정했다720일 밝혔다.

사경장은 불경(佛經)을 쓰는 사경 기술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역사적으로 사경은 삼국시대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경 유묵인 신라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 제196)’은 통일신라시대에(745~755) 제작됐다.

사경은 고려 시대에 불교가 성행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으며, 특히, 충렬왕 대에 중국에 수백 명의 사경승(寫經僧)을 파견하는 등 대외적으로 고려 사경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졌다.

조선 시대에는 숭유억불(崇儒抑佛)의 기조가 유지되면서 쇠퇴했으나, 일부 왕실과 사찰에 의해서 명맥이 유지됐다.

사경 제작은 크게 필사·변상도(變相圖) 제작·표지 장엄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금가루 발색 아교 만들기 종이의 표면 처리와 마름질 잇기 선긋기 경 필사 변상도 그리기 표지 그리기 금니 표면처리 등 10여 가지 공정을 거친다. 또한 경전의 오자·탈자가 없어야 하므로 고도의 집중력과 장기간의 제작 시간이 필요하다.

사경은 서예·한문·불교 교리·회화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기능이 요구된다. 사경이 수행과 예술이 접목된 종합예술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의 첫 보유자로 인정된 김경호 화엄사 전통사경원장이 사경을 하고 있다.

사경장의 첫 보유자가 된 김경호 원장은 높은 지난 40여 년간 사경 작업에 매달려온 장인이다. 1997년 조계종에서 개최한 1회 불교사경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2010대한민국 전통사경기능전승자로 선정됐다.

김 원장은 오랜 기간 문헌과 유물을 통해 사경의 재료, 형식, 내용을 연구하고 이를 기술로 승화시켰다. 또한 각종 교육 기관에서 사경 관련 강의를 하고 다년간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문 서적을 저술하는 등 사경 전승을 위한 활동에 매진했다. 아울러 전통 사경체(寫經體)를 능숙하게 재현할 뿐만 아니라 변상도 등 그림의 필치가 세밀하고 유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경호 사경장은 정부가 사경의 중요성을 인정해 준 것이어서 감사하다. 사경장 첫 보유자가 됐는데 책임이 크다. 한국 전통 사경의 보급·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최선의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뉴욕 전시회가 연기됐지만, 한국에서는 최근 설립된 화엄사 전통사경원에서 사경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강남 봉은사에서 사경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경장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으로 사경 전문 장인을 양성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 또한 전통 사경의 재료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도 이뤄질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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