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다이치지 본존불서
복장물 10여 점도 확인
CT스캔 조사서 드러나
창건주 원불 가능성도

x선 검사결과 숨겨진 문수보살상이 발견된 다이치지 목조문수보살상. 사진출처=나라신문

14세기에 조성된 목조 문수보살상의 내부에서 다양한 복장물들이 발견됐다. 지난 6월 3일 일본 ‘나라신문’ ‘아사히 신문’ ‘산케이 신문’ 등 주요 언론들은 잠들어 있던 성보들의 재발견을 특별 보도했다.

일본 나라(奈良)시에 소재한 나라국립박물관 측은 지난 1일 조사발표를 통해 “X선 CT스캔조사를 실시한 결과, 14세기에 조성된 목조 문수보살상 내부에서 10수 점의 복장물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조사를 받은 문수보살상은 14세기에 조성됐으며, 교토부 키츠카와(木津川)시에 소재한 고찰 다이치지(大智寺)의 본존불이다. 다이치지 측은 “절에 전해오는 전승으론 이 불상은 나라시대의 고승 쿄키(行基) 대사가 통행에 곤란한 사람들을 위해 키츠카와 강에 놓았던 다리의 기둥으로 조성했다고 전한다”며 불상이 지닌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다이치지는 지난 가을부터 본당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를 계기로 문수보살상을 나라박물관 측에 위탁, 학술조사가 실시됐다. 본존불인 목조 문수보살상은 사자를 타고 오른손엔 검을, 왼손엔 경전 두루마리가 올려진 연꽃을 들고서 당풍(唐風)의 의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좌대를 제외한 문수보살상의 66.2cm 가량, 이 중 불상의 목 부분에서 역시 사자를 탄 모습의 또 다른 문수보살상이 복장된 사실이 밝혀졌다.

복장 불상은 사자좌를 제외하고 불상 본체의 크기만 2.7cm 가량의 극소형이며, 불감 안에 안치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불상이 모셔진 불감은 천으로 만든 주머니에 감싸져 있어 박물관 측은 “본래 승려가 몸에 지니고 다니는 원불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전했다. 또 이 문수보살상은 사찰의 창건시기부터 본존으로 모셔왔다는 점에서 “복장된 불감과 문수보살상은 절의 창건주인 지신화상(慈眞和尙, 1231~1316)의 원불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지신화상은 14세기 초에 활동한 율사로 문수신앙에 열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이치지를 창건하고 2년 후 입적했다.

문수보살상의 내부에는 두루마리와 여러 겹으로 접어서 포갠 종이뭉치들이 함께 납입돼 있는 사실도 밝혀졌다. CT스캐너의 반응을 토대로 나라박물관은 “안타깝게도 먹으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문헌들은 방사선에 반응 하지 않아 내용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일부 문헌에서 금니 혹은 주사로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문헌들이 발견되었고 일부 글자를 판독할 수 있었다. 판독된 내용 가운데 〈금강경〉의 주석서가 있는 것으로 보아 해당 경전도 함께 복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판독된 두루마리의 축에 육각형의 수정장식 등으로 장엄되어 있어 당시 매우 귀중하게 복장을 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야마구치 류스케 주임연구원은 “해당 불상에 대해 과거에 해체했던 흔적이나 기록이 있지 않아 조성 당시의 복장물일 가능성이 크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귀중한 성과다. 복장물을 조사하는 것으로 불상의 명확한 조성 시기나 알려지지 않은 사찰의 역사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현재 조사를 마친 문수보살상은 한시적으로 연구결과보고와 함께 나라박물관에서 특별 공개된다. 현재 박물관 측은 불상의 복장물에 대한 추가조사를 위해 다이치지 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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