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국사화엄경소초-화엄현담 1~10권

청량국사화엄경소초-화엄현담 1~10권 / 청량징관 찬술 / 관허수진 현토역주 / 운주사 펴냄 / 각권 2만원

 

 

방대한 〈화엄경소초〉 완역 첫걸음
100권 중 1차분 〈화엄현담〉 10권
번역문만 원고지 10만 매 분량
꼼꼼한 번역, 600개 상세 각주로
〈화엄경〉 핵심사상, ‘소초’ 설명

 

청량국사(738~839)의 〈화엄경소초(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는 80권 본 〈화엄경〉에 소(疏) 60권, 초(?) 90권을 붙인 방대한 분량에, 대소승의 경(經)과 논(論)은 물론이고 유가(儒家)와 노장(老莊)까지 종횡으로 넘나드는 상세하고 치밀한 해설을 붙여 가장 뛰어난 〈화엄경〉 주석서로 꼽힌다. 그럼에도 이제껏 그 완역본을 만날 수 없었던 것은 너무나 방대한 분량과 폭넓고 다양한 사상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역주서는 원문을 제외한 번역문만 원고지 10만 매에 달하는 방대한 작업으로 원문 현토와 함께 원문의 한 글자도 놓치지 않는 꼼꼼한 번역과 역대의 〈사기〉들을 총망라한 상세한 각주로 한국불교의 사상적 근간인 화엄사상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100권으로 기획하고 있으며, 1차분으로 〈화엄현담〉 10권을 우선 출간했다.

한국 불교는 화엄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한국불교사에서 화엄사상은 법화(천태)사상과 더불어 교학의 큰 축을 이루고 있기도 하거니와 한국 선의 바탕에는 화엄사상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량징관 스님은 그런 〈화엄경〉 연구에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스님이라고 할 수 있다.

〈화엄경〉은 대승경전의 꽃, 대승경전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대승불교경전이다. 중국과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후 양국의 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화엄경〉은 40권 본, 60권 본, 80권 본 세 가지가 있는데, 40권 본은 ‘입법계품’에 해당하므로 실제로는 60권 본과 80권 본 두 종류로 볼 수 있다.

청량징관 스님은 중국 화엄종의 제4조로, 화엄종은 초조인 두순으로부터 시작하여 2조 지엄, 3조 법장, 4조 징관, 5조 종밀로 이어진다. 해동화엄종의 초조로 일컬어지는 의상은 2조 지엄 아래서 수학했다. 청량 스님은 11세에 출가해 불교의 교학은 물론이고 외전인 유가와 노장의 경전까지 섭렵했으나 결국 〈화엄경〉에 귀착, 40세 부렵부터 102세에 열반할 때까지 무려 60여 년 생애를 〈화엄경〉 강의와 저술에 바쳤다. 저술만 42종 600여 권에 이를 정도로 〈화엄경〉 최고의 연구가라고 할 수 있다. 그 결정판이 바로 〈대방광불화엄경수소연의초(大方廣佛華嚴經隨疏演義?)ㆍ(화엄경소초, 청량소초)이다.

〈화엄경소초〉는 동양철학의 대백과전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1200년 만에 그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번 역주서의 출간은 한국불교 교학사에서 큰일이라고 할 수 있다.

본 역주서는 최초의 완역본인 만큼 역자의 의역을 배제하고 최대한 원문의 뜻을 그대로 전달하려고 했다. 즉 원문의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옮기고자 했다. 따라서 현대적 어법에 다소 어색하게 읽힐 수도 있다.

각 권마다 600개가 넘게 붙은 상세한 각주가 이해를 돕는데, 이는 관련된 주요 〈사기〉들을 망라하여 옮긴 것으로, 단연 역주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한국불교에서 〈화엄경〉이 가지는 역할과 위상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다. 예로부터 불교전통강원(승가대학)에서 채택한 교과서로, 출가자는 누구나 공부해야 했다.

이 역주서가 한국불교의 사상적, 교학적 뿌리이자 수행과 실천의 토대인 〈화엄경〉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화엄경소초〉가 워낙 설명이 폭넓고 자세하기 때문에 〈화엄경소초〉를 좀 더 알기 쉽게 정리해주는 일종의 안내도 겸 개론 성격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 출간된 ‘화엄현담’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엄경소초〉의 이해를 위한 일종의 ‘해제’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화엄경〉의 핵심 내용과 사상, ‘소초’의 체계 등을 설명하고 있다.

또한 ‘현담’은 화엄경과 화엄사상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불교교학과 중국불교 전반에 대한 이해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이는 출가 후의 다양한 공부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이번 〈현담〉은 〈화엄경소초〉를 이해하는 데는 물론이고 〈화엄경〉을 이해하는 데도 꼭 필요한 책이다.

관허수진(貫虛守眞) 스님

 

관허수진(貫虛守眞) 스님은 1971년 문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74년 수계하고 해인사 강원과 금산사 화엄학림을 졸업했다. 운성, 운기 등 당대 강백 열 분에게 10년간 참문수학했다. 1984년부터 수선안거 10년을 성만하고, 1993년부터 7년간 해인사 강원 강주로 학인들을 지도했다.

조계종 교육위원, 역경위원, 교재편찬위원, 고시위원, 중앙종회의원, 범어사 율학승가대학원장 및 율주를 역임했다. 현재 부산 승학산 해인정사에 주석하면서, 조계종 단일계단 계단위원ㆍ존증아사리, 동명대학교 석좌교수, 동명대학교 세계선센터 선원장 등의 소임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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