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봉축 및 코로나19 극복 위한 기도 입재법회’가 4월 30일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1만5000여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됐다. 코로나19라는 예상 밖의 사태로,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봉축 주간이다. 올해 봉축 주간은 4월 30일(음력 4월 8일)부터 5월 30일(음력 윤4월 8일)까지 무려 한달간 지속된다.

혹자는 그간 유례없던 올해 봉축에 대해 “부처님이 한달이나 우리 곁에 머무는 셈”이라고 했다.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고 세상의 아픔을 더 살뜰히 보듬기 위함이 아닐까. 올해 봉축을 맞이하는 불교계의 행보 역시 이러한 부처님 자비와 맞닿아 있다. 봉축주간 내내 전국 사찰에서 코로나 극복을 위한 기도를 이어가며 코로나로 인한 희생을 위로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사실 불교계도 쉽지 않은 시기다. 코로나 사태 초창기부터 그 대응에 있어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행보로 호평을 받아온 불교계는 가장 큰 불교명절인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을 한달 뒤로 연기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데 이어 연등회 등 봉축행사까지 대폭 축소했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지침에 따라 법회와 행사를 중단하는 과정에서 사찰 재정난에 시달리는 등 희생을 감내해야 했기에 더 쉽지 않은 결정이다.

사찰의 이익보다 우리사회 아픔과 함께하는 진정한 의미의 봉축을 택한 것이다. 불교계를 향해 국민들의 따뜻한 시선이 이어지는 이유다.

한달간 이어지는 봉축주간, 불교계가 한발 더 나아가 우리사회 어두운 그늘에 손길을 내밀어 보면 어떨까. 우리사회의 가장 어둡고 소외된 곳, 고통받는 중생들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진정한 자비 실현에 나서는 치유의 주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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