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경각본’ 모본으로 새 번역·해설
초의선사 생애·저술·편찬 배경
원문·번역문 초의선사 연표 수록

 

초의의순의 동다송ㆍ다신전연구 박동춘ㆍ이창숙 저/ 이른아침 펴냄/ 1만8천원

 

새롭게 번역하고 해설한 〈동다송〉과 〈다신전〉이 출간됐다. 박동춘ㆍ이창숙의 〈초의의순의 동다송ㆍ다신전 연구〉이다.

〈동다송〉과 〈다신전〉은 조선 후기에 초의 선사가 지은 것으로 차의 모든 것을 다뤘다고 할 수 있는 경전이며 차와 선의 일치를 주창한 다삼매의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동다송〉 판본은 아모레퍼시픽본이 주류였는데, 이 판본은 오탈자가 많아 본의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후 몇 종의 필사본 〈동다송〉이 발굴됐지만 이전의 어려움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초의의 친필본 〈동다송〉이 발굴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혼란이었다. 그 후 송광사에서 다송자의 〈백열록〉에 수록된 〈동다송〉이 발굴되어 부족한 부분을 어느 정도 해결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2014년에 초의와 교유했던 구명회 소장 필사본이 경매를 통해 알려지는데, ‘석경각본’이라고 한다. 석경각본 첫 장에는 “해거도인(홍현주를 뜻함)이 차 만드는 상황을 물으시기에 마침내 동다송 일편을 조심스럽게 지어 답합니다.”고 초의 선사가 적고 있다. 이는 석경각본이 적어도 초의가 열람한 판본이라는 점에서 초의의 친필본 자료와 동일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출간된 〈초의의순의 동다송ㆍ다신전 연구〉는 이 석경각본을 저본으로 번역됐다.

책의 제1장 ‘다성 초의’는 초의 선사의 생애, 〈다신전〉의 편찬 배경, 〈동다송〉의 저술 배경 등을 소개한다. 제2장 ‘다신전과 동다송’은 〈다신전〉 원문 및 번역문과 〈동다송〉 원문 및 번역문을 소개한다. 제3장 ‘초의 차의 예찬’은 금령 박영보의 〈남다병서〉 저술 배경 그리고 원문 및 번역문, 자하 신위의 〈남다시병서〉 저술 배경, 〈남다시병서〉 원문 및 번역문을 소개한다. 제4장에는 초의 선사의 연표가 실렸다.

초의 선사는 조선 후기에 사라져가는 차문화를 일으켜 세운 다성이자 숭유억불의 시대에 임금으로부터 시호를 받은 선사이다. 어린 나이에 운흥사 벽봉 스님 아래서 출가한 그는 완호 스님과 불연을 맺고 대흥사로 수행처를 옮기면서 삶의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다산 정약용을 만나 학연을 맺고, 이후 다산의 아들 정학연을 만나고 추사 김정희로 인연이 이어진다.

초의가 차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수행처를 대흥사로 옮긴 1809년 이후의 일이다. 당시 대흥사에는 아암과 그의 제자들 그리고 완호 등 차에 밝은 스님들이 있었고, 풍요롭지는 않더라도 선종 사찰의 음다 풍속이 근근이 이어지고 있었다. 특히 1809년 다산을 흠모한 그가 강진 초당을 찾았을 때, 다산의 차에 대한 관심을 볼 수 있었다. 초의는 1815년 처음으로 한양에서 추사를 만날 때 예물로 차를 준비했다. 학림암의 첫 만남에서 추사는 연경을 방문했을 때 옹방강을 만난 일과 완원에게 대접받은 용봉승설차의 감동적인 차의 풍미를 초의에게 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초의는 꿈에도 잊지 못할 아름다운 차를 만들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초의차는 제주 유배 시절 추사로부터 ‘다삼매를 나툰 차’라 인정 받았다.

초의가 ‘초의차’를 완성할 수 있었던 배경은 명대를 풍미한 산차 제다법에 천착하여 제다법의 이론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1837년 홍현주의 부탁으로 쓴 〈동다송〉은 차의 가치와 우리 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 의미 있는 일이다. 초의와 교유했던 경화사족들은 초의를 ‘전다박사’라고 했다. 이는 그가 차에 밝은 수행자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동다송〉은 우리나라 차문화의 진가를 논증할 다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저자 박동춘은 초의차를 계승하는 ‘동춘차’를 만들며 한국 다도의 맥을 보존ㆍ전수하고 있다.

 

저자 박동춘은 응송 박영희 스님으로부터 ‘다도전게’를 받음으로써 조선 후기 초의 선사에 의해 정립된 우리 전통차의 적통인 ‘초의차’의 이론과 제다법을 이어받았다. 또한 한국 차문화와 관련된 자료를 발굴하고 연구해 왔다. 동국대 대학원 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이사장ㆍ소장)에서 초의차를 계승하는 ‘동춘차’를 만들며 한국 다도의 맥을 보존ㆍ전수하고 있다. 현재 한국전통문화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제2회 화봉학술문화상, 제22회 행원학술 특별상을 받았다. 저서로는 〈초의선사의 차 문화 연구〉, 〈맑은 차 적멸을 깨우네〉, 〈초의스님 전상서〉 등이 있다.

저자 이창숙은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박사를 마쳤으며, 현재 원광대학교 예문화와다도학과 초빙교수, 문화살림연구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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