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승가 문화 변화
유튜브 통해 위생장비 제작
탁발 대신 배달공양 의견도

직접 만든 마스크와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탁발하는 스님들 사진출처=글로벌부디스트도어

태국 스님들이 코로나19 비말감염 예방을 위해 직접 마스크와 안면보호대를 만들어 화제다. 4월 2일 해외불교전문 온라인 뉴스 ‘글로벌 부디스트도어’는 개인 위생장비를 직접 제작하는 태국 스님들을 보도했다. 뉴스가 보도된 4월 2일 당시, 태국에는 총 1,877명의 확진자와 15명의 사망자가 집계됐다.

방콕 북쪽 논타부리주에 위치한 맛찬티카람(Matchantikaram)사원의 스님들은 탁발을 나갈 때 특별한 위생장비를 착용한다. 가사와 동일한 샤프란 색의 마스크와 얼굴 전체에 써 비말감염을 예방하는 안면 보호대가 대표적이다.

탁발을 나온 솜캿 얀나숫토(Somkiat Yannasuttho) 스님은 “시판되는 마스크를 쓰고 탁발을 나가는데 마스크의 크기나 모양에 따라 불편함이 컸다. 특히 코로나19는 안구의 비말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도 있음을 알게 돼 불안감을 느꼈다”고 직접 위생장비를 만들게 된 계기를 말했다. 스님은 “비말감염을 막고자 여러 방안을 찾던 중 유튜브에 올라온 제작법을 보고 배워 3일전에 안면보호막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투명한 안면보호막은 대중스님들이 함께 투명시트와 스펀지, 고무 밴드를 이용해 직접 제작했다.

이런 가운데 태국 불교계가 여전히 매일 아침 탁발을 하는 것과 관련, 불교계 일각에선 코로나19를 계기로 탁발문화도 변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한 재가신자는 SNS를 통해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야하는 현재 상황에서, 길가에 오랫동안 서있어야 하는 탁발대신 음식을 사찰로 배달해 스님들께 공양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많은 공감을 받으면서 사찰에 음식을 배달이 가능한 업체들을 소개하는 글들이 추가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법회와 설법과 같은 신행활동도 SNS를 통한 온라인 전환도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태국에는 약 40만 여개의 사찰과 30여 만 명의 스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태국은 3월 26일부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광범위한 봉쇄 조치를 실시했다. 육해공 경로를 통한 입국금지, 모든 장소에서 집회 금지, 필수 생필품 취급점 이외의 점포는 4월 말까지 휴업해야 한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3월 25일 텔레비전 연설에서 “태국은 발발의 전환점에 있으며 상황은 훨씬 나빠질 수 있다. 전염병 확산을 줄이기 위해 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리의 연설 후에도 감염자 수가 계속 증가해 며칠 동안 추가 조치가 취해졌다. 태국에서 가장 큰 섬인 푸켓은 월요일에 폐쇄되어 생필품 수송선을 제외한 모든 교통편이 모두 중단됐다.

김민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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