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선원에 공문 발송…내부 의견수렴도
코로나19 관련 국가?종단지침 발맞춘 결단
변경시 하안거 6월6일부터 9월2일까지로

안거 정진 중인 스님들의 모습.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하안거 결제일이 한달 연기된 윤4월15일로 변경됐다.

올해 조계종 하안거 결제일이 윤4월15일로 한달 연기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처님오신날이 윤4월8일 기준으로 연기된데 이어, 전국선원수좌회가 이례적 결단을 내렸다.

조계종 전국선원수좌회(대표 의정?영진)는 3월23일 전국 선원의 유나?선원장 스님을 대상으로 ‘경자년 하안거 입제 일정 변경 협조의 건’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올 하안거 일정을 한달 연기한 윤달 음력 4월15일(양력 6월6일)을 입제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국선원수좌회는 공문 발송에 앞서 전국 선원의 구참?선원장 스님들에게 전화로 이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등 수렴절차를 거쳤으며, 90% 이상의 스님들이 현재 시국을 감안해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수좌회는 스님들의 여론을 반영해 통신회의를 거쳐 하안거 결제일을 변경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일선 선원들은 수좌회 권고사항을 존중하는 가운데, 각기 상황에 맞게 일정을 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문 발송에 앞서 선원장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올 하안거 일정은 상당부분 변경될 전망이다.  

수좌회는 공문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전세계는 물론, 국내 또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렸다”며 “각 학교의 개학이 다시 연기되고 경제가 어려워지는 등 국민들의 불안과 고통이 지속되는 가운데 종단에서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음력 윤4월8일인 4월30일로 연기한 상황”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수좌회는 “하안거 일정 변경을 통해 최상승 납자들이 코로나19에도 의연하고 청정하며 국민건강을 우선하는 지혜로운 모습으로, 세계인과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도록 협조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선원수좌회 지침이 공문을 통해 공표됨에 따라, 전국 조계종 선원들은 올 하안거 일정 변경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침 수용시 입제일은 6월6일, 해제일은 9월2일(음력 7월15일)로 변경된다.

수좌회 대표 의정 스님은 “코로나19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종단이 선제적 대응을 통해 국가의 권고사항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며 “종단의 ‘코로나19 감염확산 방지와 극복을 위한 지침’이 내려진 후 선원수좌회로 수좌들의 문의가 이어졌고, 수좌회 역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정부와 종단과 발맞춰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안거 일정을 변경키로 한 것은 사실 수좌회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이고 적극적인 결단”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와 종단지침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고, 선원에 방부를 들일 수좌들의 안전한 수행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안거 일정의 경우 전국선원수좌회가 일정부분 관할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이후 각 선원의 사정에 맞게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좌회의 이번 결정은 큰 틀에서 종단 지침을 수용한 결과이기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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