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마음에 있는 ‘三身佛’
우리 모두 마음에 있는 ‘三身佛’
  • 지안
  • 승인 2020.03.1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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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삼신불(三身佛)

대덕들이여, 삼계(三界)는 편치 못해 마치 불타는 집과 같다. 이곳은 여러분들이 오래 머물러 있을 곳이 못 된다. 무상이라는 죽음의 귀신이 한순간에 귀천(貴賤)과 노소(老少)를 가리지 않고 목숨을 빼앗는다.

여러분들이 조사의 부처와 다르지 않은 경지를 바란다면 밖에서 구해서는 안 된다. 여러분의 한 생각 일어나는 마음에 갖춰진 청정한 광명이 여러분 각자의 법신불이다. 여러분 한 생각 일어나는 마음에 갖춰진 분별없는 광명이 여러분 각자의 보신불이다. 여러분 한 생각 일어나는 마음에 갖춰진 차별 없는 광명이 여러분 각자의 화신불이다. 이 세 가지 부처의 몸은 바로 지금 나의 눈앞에서 법문을 듣고 있는 여러분 자신이다. 다만 밖으로 치달려 구하지 않으면 이로 인한 공용(功用)이 있는 것이다.

경론을 의거하여 공부하는 이들은 세 가지 부처 몸을 취하여 최고의 법으로 삼으나 산승이 보기에는 그렇지가 않다. 이 세 가지 부처의 몸이란 이름에 지나지 않으며 또한 세 가지 의지처일 뿐이다. 옛사람들은 말했다.

“부처의 몸은 뜻에 의지해 세운 것이고 불국토는 법성의 본체의 의지해 논한 것이다”고 하였다. 법성의 부처 몸과 법성의 불국토는 자기 성품의 그림자임을 분명히 알아야만 한다.

어느 날 임제는 대중을 향해 법문을 하면서 이 세상이 ‘불타는 집’이라는 〈법화경〉 속 화택(火宅)의 비유를 들어 말하고 있다. 불난 집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으니 빨리 나와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불교의 근본 사상을 해탈 사상이라고 말한다. 특히 선에서는 생사(生死)해탈이라는 말을 즐겨 써 왔다. 깨달음을 얻으면 생사를 물리친다고 하였다. 생사를 대적(對敵)한다는 말은 선어록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부처와 중생을 생사의 경계를 가지고 구분해 생사가 있는 것은 중생이고 생사가 없는 것을 부처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생사라는 것이 기실 부처의 그림자다. 빛은 본래 그림자가 없지만 어떤 물체가 빛을 받으면 그림자가 생기는 것이다.

이 장에서는 마음에 본래 갖춰진 광명이 바로 부처의 세 가지 몸이라고 설하고 있다. 그러면서 부처는 내 안에 있다고 했다. 밖을 향하여 찾아보아야 헛일이라는 것이다. 임제는 항상 이점을 강조한다. 임제뿐만 아니라 중국 선종의 조사들은 ‘마음이 부처’임을 강조한다. 이 말이 선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직설(直說)이다. 중국불교 특히 선불교는 직관(直觀)을 중시한다. 사변적인 사유체계를 거부해 왔다. 논리적 이론을 곡담(曲談)이라고 은연중 무시했다. 오직 마음이 부처이므로 부처를 찾는 것은 마음을 찾는 것이라고 천명해 오면서 참구(參究)해야만 한다고 했다. 부사대의 〈심왕명〉에도 “마음이 부처고 부처가 마음이다. 마음을 떠나면 부처가 없고 부처를 떠나면 마음이 없다”고 하였다. 마음이 부처라는 것을 왜 이토록 강조하고 있을까? 불교가 깨달음의 종교이기 때문이고 선불교가 직관이기 때문이다. 즉심즉불(卽心卽佛), 이는 자기 정체를 확인하게 하는 최고의 말이다. 물론 이 말도 말을 떠난 말이기 때문에 마조의 어록에는 반대의 말인 비심비불(非心非佛)이라는 말도 있다.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라고 표현되었지만 이 역시 조사(祖師)의 경지에서는 즉심즉불(卽心卽佛)이다.

임제는 부처의 세 가지 몸이 모두 마음에 갖춰진 밝은 광명이라 하였다. 청정한 광명, 분별없는 광명, 차별 없는 광명이 법신이요, 보신이요, 화신이라 하였다. 오래 있을 곳이 못 되는 이 세상의 무상한 경계를 빨리 뛰어넘자 하였다. 객관 경계를 의식해 만드는 관념적인 생각이 때로는 미혹을 조장하는 수가 있음을 지적, 삼신불을 개념적으로 보지 말 것을 대중에게 주문하고 있다.

마음을 광명이라고 표현한 말은 경전에도 나온다. 〈화엄경〉에 “보살은 언제나 마음의 광명으로써 보살행을 한다”고 하였다. 광명은 어둠이 아닌 밝음이다. 그런데 중생은 마음의 광명이 차단되어 무명(無明) 심지(心地)에 터를 잡아 탐(貪), 진(嗔), 치(痴) 삼독(三毒)의 뿌리가 심어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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