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35일 기준 확진자는 6천명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불교계는 오는 4월 본격적으로 진행될 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를 비롯한 봉축행사를 앞두고 있다.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430일로, 1975년 공휴일로 지정된 이래 가장 빠르다. 45년간 4월의 부처님오신날이 처음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부처님오신날에 한 주 앞서 매년 치르던 연등회도 424~26일로 정해졌다.

분명 연등회까지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 불교계가 쉽사리 봉축행사 연기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리 행사 연기를 결정했다가 4월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면, 불자들의 지탄이나 행정 변화로 겪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에 연기를 결정하지 않고 시일을 보내다 4월까지 이 사태가 해소되지 않으면 불교계는 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지금 시점에서는 최고의 결과가 무엇인지보다 최악의 결과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봉축행사를 연기해야 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윤4월로 봉축행사를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월초파일과 윤달의 의미가 큰 불교계에서 찾은 대안이자 지혜다. 물론 윤4월까지 지금의 코로나19가 해소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봉축행사 연기는 지인과의 모임, 외출, 종교계의 집회나 행사까지 자제하거나 취소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국민의 뜻과 함께한다는 의미가 있다. 국민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종교는 더 이상 종교가 아니다. 특정 교단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전 국민의 손가락질 받는 이유를 되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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