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박물관 “청정·부정 없는 공양의 상징”

두 개의 두개골을 맞대어 만든 북 다마루(Da maru). 사진출처=가디언

영국 대영박물관이 인골로 만든 티베트 밀교 법구를 특별전시한다고 밝혀 화제다. 지난 223일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대영박물관에서 인골로 만든 티베트 밀교의 다양한 장엄구와 법구들이 전시된다고 전했다.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유물들은 두 개의 두개골을 맞대어 만든 북인 다마루(Damaru), 대퇴골로 만든 나팔 캉링(Kangling), 두개골로 만든 의식용 잔인 카팔라(Kapala)와 인간의 뼈를 조각해 만든 장엄용 예복인 루갠(Ru gyan) 등의 밀교법구들이다.

전시회 담당 임마 라보스 큐레이터는 이러한 유물들은 밀교수행이 어떻게 삶에서 죽음을 경험하고 준비하는지를 알게 해주는 상징들이라고 밝혔다. 또한 죽음을 긍정한다는 데에서 죽음을 허무주의와 부정으로 보는 서양의 태도와는 정반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티베트의 인골 법구들은 불교에서 죽음을 명상하는 백골관과 무상관이 밀교적으로 발전한 결과로 보고 있다. 티베트 불교의 인간 유해 사용을 연구하는 아이샤 푸엔테스 박사는 근대 서양 선교회들의 악의적인 기술로 인해 인골을 사용한 법구와 의례들이 악마숭배와 사악한 주술이라는 오명을 안아왔다. 그러나 고도로 발달한 밀교 수행에서 인간의 유해는 청정함과 부정함을 구별하지 않는 공양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골법구를 위한 인골은 살아생전 청정하게 계율을 지킨 수행자나, 덕이 높은 고승의 유골만을 사용하게 되어 있다. 또 일부 수행자들은 사후 자신의 몸을 법구로 만들어 줄 것을 유언 하는 경우도 있었다.

푸엔테스 박사는 티베트 불교가 강조한 죽음과 무상의 중요성이 대중에 알려지고, 밀교에 대한 오해가 종식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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